집주인들 집세인하 요구에
텍사스 공화당 ‘자중지란’(?)
텍산(Texans)들의 시선이 오는 1월10일 시작되는 텍사스주의회에 쏠리고 있다.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그동안 여러차례 밝힌대로 ‘집세’를 인하할지, 인하한다면 어느 정도 인하할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는 올해 거둔 초과세수 270억달러의 절반이상을 집세를 인하하는데 사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댄 패트릭 텍사스부주지사는 초과세수를 겨울철 대정전 사태를 대비해 전력망을 보완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보트 vs 패트릭
텍사스주의회는 오는 1월10일부터 회기가 시작된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회기에서 앞으로 2년동안 텍사스주정부 각 부처가 지출할 예산을 심사하고 결정한다.
텍사스트리뷴은 지난달 30일(수) 주상원의 의장을 맡고 있는 댄 패트릭 텍사스부주지사와 주하원 의장을 맡고 있는 데이트 펠란 의원이 예산을 12.3% 증액하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패트릭과 펠란이 합의한 예산안이 통과되면 주정부가 2014-15 회계연도에 지출할 수 있는 예산은 약 125억달러가 더 늘어난다.
문제는 패트릭과 펠란이 합의한 증액안에는 애보트 주지사가 약속해 온 집세인하 예산이 포함돼 있지 않다.
텍사스는 지난해 물가폭등으로 세일즈텍스가 크게 증가하면서 270억달러의 초과세수가 발생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초과세수 270억달러 중 절반인 135억달러 이상을 집세인하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상·하원의장의 합의한 예산안보다 더 많은 액수다.
더욱이 주의회가 예산을 증액한다는 소식에 보건부는 정신건강 125억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고, 공공안전부는 우발디 랍초등학교 총기참사를 예방하려면 경찰훈련 등에 필요한 시설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텍사스트리뷴은 이들 2개 부처가 추가로 요구하는 예산액만 해도 200억달러가 넘는다고 밝혔다.
애보트 주지사가 집세인하에 필요한 예산 135억달러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공화당, ‘지출한도’ 주법 깰까
2024년 대선출마를 노리는 애보트 주지사는 자신이 내건 ‘집세인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135억달러의 추가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상·하원의장은 추가예산으로 집세를 인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집세인하’를 놓고 같은 공화당 소속의 주지사와 상·하원의장이 갈등하자 주법이 정한 ‘지출한도’를 깨고 예산을 더 증액하자는 대안도 나오고 있다.
텍사스는 예산을 집행하는 주정부가 거의 무제한으로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주법으로 ‘지출한도’를 정해놓고 있다.
애보트 주지사와 상·하원의장이 오는 1월 시작되는 의회 회기에서 자신들이 의사를 관철시키려면 예산을 12.3% 이상 증액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주법에서 정하고 있는 ‘지출한도’를 파기해야 한다.
여기에 공화당의 딜레마가 있다. 지출한도 파기는 정부 지출을 축소하는 ‘작은 정부’를 주창해온 공화당이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작은 정부’를 큰 목소리로 외치는 ‘티파티’(Tea Party)의 지지로 부주지사에 오른 패트릭으로서 지출한도 파기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지난달 30일 입법예산위원회(LBB)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초과세수로 집세를 인하하겠다는 애보트 주지사의 약속은 지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이번에 지출한도를 깨는 전례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될 수 있다며 지출한도 폐기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육예산 늘려야 집세인하
텍사스 집세는 미국 주들 가운데 7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텍사스주정부의 주요 세수는 세일즈텍스다. 텍사스주정부는 집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집세는 카운티, 시, 그리고 교육구 등 지방정부가 부과한다. 집세를 가장 많이 부과하는 지방정부는 교육청이 부과하는 집세다.
휴스턴 지역의 집세 세율은 대략 2.43% 정도다. 이중 교육청이 부과하는 세율이 1.21%로 시의 0.58%, 그리고 카운티의 0.64% 보다도 높다
휴스턴 지역의 올해 10월 단독주택 집값은 330,500달러였다.
휴스턴에서 330,500달러짜리 주택을 갖고 있는 집주인이 내년에 납부해야 할 집세는 약 8,031달러다. 이중 교육청에 내야 하는 집세가 4,000달러로, 휴스턴시(1,917달러)와 해리스카운티(1,923달러)에 내야 하는 집세보다 높다.
교육청이 집세로 거둔 돈으로 교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하는 등 교육구에 소속된 초·중·고등학교를 운영한다.
교육청이 부과하는 집세는 계속 증가해 왔는데 그 이유는 텍사스주정부가 교육청에 지원하는 예산을 삭감해 왔기 때문이다.
주정부가 집세를 인하하려는 교육청에 지원하는 예산을 늘리면 된다.
270억달러의 초과세수는 물가가 폭등하면서 물건과 서비스에 부과되는 세일즈텍스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고통받는 텍산들의 고혈로 챙긴 세금이라는 것이다.
텍산에게 세일즈텍스로 거둔 초과세수는 집세인하로 돌려줘야 한다는 애보트 주지사와 집세인하는 없다는 상·하원의장의 대결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양동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