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할 수 있게 해달라” vs
“낙태 조력자들 처벌해 달라”

기형 또는 희귀질환으로 생후 생존이 어려운 태아를 임신했지만 텍사스가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면서 임신중절을 못해 하루하루 고통 가운데 살고 있는 산모들이 있다고 ABC가 20일(월) 전했다.
4살짜리 딸을 두고 비튼(Seth·Kylie Beaton) 부부는 둘째를 갖기 위해 노력해 왔다.
드디어 아들을 임신했다는 반가운 소식에 들떠있던 카일리 비튼은 20주차 정기검진 때 의사로부터 태아에게 희귀질환인 완전전뇌증(holoprosencephaly)이 있다는 진단을 통보받았다.
뇌기형의 일종인 완전전뇌증이 있는 태아는 생후 몇주밖에 생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1년 이상 생존이 어려운데, 사는 동안에도 웃지도 보지도 못할뿐더러 심한발작을 일으키거나 호르몬이상 등으로 계속 고통을 받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산모에게 ‘낙태’를 권한다.


ABC는 다른 산부인과 의사들의 의견도 ‘낙태’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카일리는 배속의 아들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고, 생후에는 몇주만에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임신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카일리는 자신이 연락한 텍사스 전문의들로부터 텍사스가 지난해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킨 이후 산모의 생명이 위중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28주차를 맞은 태아의 머리 크기가 39주차 태아만큼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등 태아의 상태는 계속 악화되고 있지만, 산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텍사스에서는 임신중절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텍사스의 의사들은 합법적 낙태가 가능한 타주의 병원을 소개했지만, 수술비용이 3,500달러로 싼 뉴멕시코에서는 태아의 머리 크기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고 답변해 왔고, 수술이 가능한 콜로라도에서는 수술비용이 1만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비튼 부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이었다.
현재 상태로는 자연분만이 어려운 카일리는 제왕절개수술이 필요한데, 수술자국을 보면서 카일리는 평생 아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텍사스에서는 낙태시술 권하거나 시도, 또는 실행하는 의료인을 2급 중죄로 처벌하고, 실재로 낙태를 시행했을 경우에는 1급 중죄로 처벌한다.
ABC는 낙태금지법안을 발의한 브라이언 휴즈(Bryan Hughes) 텍사스주상원의원과 이 법안에 서명한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 그리고 강력한 처벌을 천명한 캔 팩스턴 텍사스검찰총장에게 비튼 부부의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휴스턴 남성, 전처 친구 3명 소송
텍사스에서 첫 번째 ‘낙태소송’이 제기됐다고 텍사스트리뷴이 10일 전했다.
휴스턴시에서 남동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갈베스턴시에 거주하는 마커스 실비아(Marcus Silva)는 자신의 전처가 낙태하도록 도왔다며 전처의 친구 2명을 상대로 1백만달러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실비아는 낙태법은 위헌이라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 약 1달 후인 지난해 6월 자신의 전처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친구 3명과 어떻게 낙태할 수 있는지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실비아와 결혼 중 2명의 자녀를 낳은 전처는 2022년 5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소제기 후 약 2달 후 낙태를 시도한 실비아의 전처는 올해 2월 이혼판결문을 받았다.
실비아가 법원에 제출한 스마트폰 문자에는 이혼소송 중에 있던 전처가 친구 2명에게 낙태방법을 물었고, 친구들은 낙태약을 제공하는 단체를 소개했지만 낙태약을 우편으로 보내는 단체에서 약을 구하지 않고 휴스턴에서 약을 구했다. 휴스턴에서 구입한 낙태약은 또 다른 친구가 배달했다.
실비아는 지난해 텍사스주의회는 자가 낙태를 살인으로 규정 법을 통과시켰다며, 전처의 친구 2명은 살인교사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주의회가 통과시킨 낙태법은 낙태 당사자를 처벌하는 대신 조력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실비아가 전처의 낙태를 도운 3명의 여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논란이 되는 것은 텍사스 낙태법은 2022년 7월에 통과됐지만, 시행은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인 8월부터 시작됐다.
캔 팩스턴 텍사스검찰총장은 주법이 우선이라며 낙태조력자를 최대 5년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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