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누가 이기나 ‘한판’ 해보자”
검찰총장 · 하원의장 중 누가 이길까?
캔 팩스턴 텍사스검찰총장(Texas Attorney General)과 데이드 펠란 텍사스주하원 의장(Speaker of the Texas House of Representatives)이 제대로 한판 붙었다.
캔 팩스턴(Ken Paxton) 총장과 데이드 펠란(Dade Phelan) 의장은 모두 공화당 소속의 유력 정치인으로 둘의 싸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극우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과 트럼프와 거리를 두고 있는 중도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의 싸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팩스턴 총장은 2020년 대선은 부정선거였다며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트럼프의 강력한 추종자로 알려져 있다. 펠란 의장은 공립학교 십계명 설치 의무화 등 극우성향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처리를 지연하면서 결국 사장시키는 등 중도적 입장을 취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에 취해 의사진행···사퇴하라”
두 공화당 정치인의 싸움은 팩스턴 총장이 펠란 의장을 향해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면서 본격화 됐다. 팩스턴 총장은 23일(화) 오후 펠란 의장이 술에 취해 주의회에서 사회를 봤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뉴욕타임즈(NYT)는 24일(수) 온라인기사에서 지난 19일(금) 주의회가 저녁 늦게까지 열렸다며 당시 회의장면을 녹화한 5시간 29분짜리 영상 끝부분에 회의를 진행하던 펠란 의장의 발음이 또렷하게 들린다고 전했다.
NYT는 그러나 12시간 넘게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고 법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당시 의사당에 있었던 다수의 의원들은 회의를 진행하던 펠란 의장으로부터 별다른 특이 행동을 느끼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주의회 조사에 대한 불만표시”
NYT는 팩스턴 총장의 공격에 대해 펠란 의장실은 “체면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발악”(last-ditch effort to save face)이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펠란 의장실은 팩스턴 총장이 자신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한 어스틴의 부동산개발업자 네이트 폴(Nate Paul)의 소송을 돕기 위해 총장 직위를 남용했는지 의회조사를 명령했는데, 조사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에 의장직 사퇴를 요구한 것은 다분히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펠란 의장이 일반조사위원회(Committee on General Investigating)에 팩스턴 총장을 조사하라고 명령한 이유는 팩스턴 총장이 의회에 소송합의금 330만달러를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팩스턴 총장은 자신의 후원자인 네이트가 동업자로부터 소송을 당하자 네이트의 소송을 돕기 위해 텍사스검찰(Office of the Attorney General·OAG)을 동원했다는 OAG 2인자인 차장 등 고위급 검사들의 내부고발이 있었다. 이에 팩스턴 총장은 허위사실이라 소송을 진행했지만, 내부고발 검사들에게 330만달러를 배상하겠다고 합의했고, 합의금은 텍사스 주민들의 ‘세금’으로 주겠다며 의회에 330만달러를 요구했다.
그러자 펠란 의장은 일반조사위원회를 통해 팩스턴 총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몇달 동안의 조사를 마친 위원회는 24일(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팩스턴의 보복이 두려웠다”
전직 검사들을 포함된 조사팀을 꾸린 위원회는 몇달동안의 조사 끝에 팩스턴 총장이 부동산개발업자 네이트를 돕기 위해 팩스턴 총장이 직권을 남용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들에게 보복했다는 증거를 제출했다. 특히 조사관들은 검찰총장실 소속의 80여 명 검사들과 면담을 진행했는데 이중 1명을 제외한 79명의 검사가 팩스턴 총장의 보복이 두려웠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팩스턴 총장은 수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특정 회사의 주식을 권유했다가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을 지연시키는 ‘법 기술’로 소송을 피해갔다.
하지만 연방수사국(FBI)은 팩스턴 총장이 네이트의 청탁을 받고 네이트의 동업자와 진행되고 있는 법정소송을 도왔고, 네이트는 그 대가로 팩스턴의 내연녀를 자신의 회사에 취업시키고 어스틴에 있는 100만달러 상당의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개시했다.
지난해 5월 유달데 랍초등학교에서 19명과 교사 2명이 희생되는 대형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질문을 받은 팩스턴 검찰총장은 “분명한 것은 언제나 계획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은 언제나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라고 답해 텍사스 법집행기관의 최고책임자로서 총기난사사건 재발방지 대책이 아니라 21명이 희생되는 총기난사사건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은데 대해 비판여론이 비등했다.
‘탄핵’이 두려워서?
팩스턴 총장이 같은 공화당 소속의 정치인인 펠란 의장의 사퇴를 요구한 이유는 텍사스주의회가 자신을 ‘탄핵’할까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팩스턴 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탄핵’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자신에 대한 주하원의 조사는 탄핵에 앞선 조치라는 취지의 트윗을 올렸다.
펠란 의장이 팩스턴 총장에 대한 탄핵을 발의할지 알 수는 없지만, 펠란 의장과 팩스턴 총장과의 ‘혈투’는 승자가 결정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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