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 지키겠다”
함비, 허먼공원에 ‘세월호 벤치’ 설치
휴스턴 허먼공원(Hermann Park)에 ‘세월호 벤치’가 마련됐다.
지난달 27일(토) 오후 12시 허먼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을 가진 휴스턴의 ‘함께맞는비’(회장 구보경)는 “2014년 4월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 살아 돌아오지 못한 17살 고등학생들과 세월호 참사의 모든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휴스턴 허먼파크에 ‘세월호 벤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보경 함께맞는비 회장은 세월호와 같은 사회적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세월호 벤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휴스턴 시민들이 많이 찾는 허먼공원에 ‘세월호 벤치’가 설치될 수 있도록 참여하고 후원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구 회장은 과거의 비극에서 교훈을 얻으려는 대신 외면하고 무시하고 덮으려 할 때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하는데 ‘이태원 참사’가 그렇다며 ‘세월호 벤치’는 세월호라는 과거의 비극을 잊지 않고 기억해 또 다른 비극을 막자는 작은 노력이라고 말했다.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300여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은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후 또 다시 어이없는 사고로 미래 세대를 잃지 않겠다는 수많은 다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29일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159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또 다시 발생했다.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안전불감증 외에도 정부의 무능한 사전·사후 대처, 참사 원인규명에 소극적인 행태, 책임회피 등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세월호와 똑같았다. 이태원 참사는 앞선 참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한 참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

구 회장은 허먼공원에 ‘세월호 벤치’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 허먼공원은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며, 자녀들과 함께 허먼공원을 찾은 부모들이 ‘세월호 벤치’에 앉아 희생자를 기리고,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억하고 연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허먼공원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과 실외공연장이 있는 허먼공원 인근에는 북쪽으로 라이스대학과 휴스턴미술관이 있고, 남쪽으로는 텍사스메디컬센터와 벤탑병원 등이 위치해 있다.
허먼공원 입구에 있는 샘휴스턴동상(Sam Houston Statue)을 기준으로 반사수영장 왼쪽(동쪽)으로 나있는 산책길에 설치된 첫번째 벤치가 ‘세월호 벤치’이다. ‘세월호 벤치’ 표식에는 “Sewol Ferry Tradegy”라는 굵은 글씨 아래 “In Memory of the 304 victims who lost their lives April 16, 2014. We will never forget.”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함께맞는비’가 지난달 27일(토) 오후 12시 허먼공원에서 가진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소프라노 라성신씨는 세월호 추모곡으로 희생자들을 기렸다.
휴스턴비전교회 강주환 목사의 기도에 이어 구보경 함께맞는비 회장이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도사’를 낭독했다.
구 회장은 “9주기를 맞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이곳에 기억벤치를 마련할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하고 “물적으로 심적으로 함께 해주시고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 분들 너무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구 회장은 “세월호 지겹다, 세월호로 시체팔이하냐는 말을 놀랍게도 여기 휴스턴에서도 들었습니다. 이제 그만 좀 해라, 그동안 오래했지 않느냐며 염려하는 듯 혹은 힐난하는 듯 그런 말들을 들으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0년째, 아홉번째 봄을 여기 휴스턴에서 맞습니다”라며 “내 자식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였다면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구 회장은 “혼자서 슬퍼하고 아파하면 병이 될 수 있지만 함께 모여서 슬퍼하고 분노하고 나아가 공감하고 연대하면 이 슬픔을 기억하는 일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빛과 소금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살아생전에 반드시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들이 모두 처벌받고 ‘이제는 되었다’라고 할 때까지…. 그때까지 함께할 수 있기를,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추도사를 낭독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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