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보복운전 총격 최다”
지난 3월26일 어스틴의 한인 김밀턴(Milton Sik Kim·40세)씨가 보복운전 총격살인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020년 1월15일 어스틴에서 북서쪽으로 약 35마일 거리에 있는 스파이스우드(Spicewood) 지역을 운전하던 중 타오 톤(Thao Ton·44세)과 시비가 붙었다. 김씨는 톤씨에게 총격을 가했고 총을 맞은 톤씨는 숨졌다.
지난해 2월3일에는 휴스턴 코리아타운을 지나는 10번(I-10) 고속도로 760번 출구에서 보복운전 총격이 발생했다. 출근시간 대인 오전 8시50분경 발생한 당시 사건은 운전 중 시비가 붙은 운전자들이 서로 갓길에 차를 세웠는데, 시비가 붙은 상대방 운전자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총을 쐈다.
같은 해 5월10일 케이티 지역의 I-10에서 발생한 ‘보복운전 총격’은 휴스턴 지역에 충격을 줬다.
퇴근시간대로 고속도로에 차량이 쏟아져 나오는 오후 4시40분경에 발생한 이날 보복운전 총격사건은 운전 중 시비가 붙은 두 운전자가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면서 일어났다.
I-10 동쪽방향으로 진행하던 차량의 운전자가 자신에게 소총을 겨냥하는 픽업트럭 운전자를 향해 총을 발사했고, 총을 맞은 픽업트럭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가족들이 사건 다음날 인공호흡기 제거를 결정하면서 숨을 거뒀다.

보복운전 총격 도로사망 최다원인
의회전문지 ‘더힐’(The Hill)은 14일 ‘에브리타운’(Everytown Research and Policy)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도로에서 발생한 ‘보복운전 총격’은 2021년 70건에서 2022년 140건으로 2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에브리타운은 2022년 16시간마다 ‘보복운전 총격’이 발생하면서 무고한 운전자들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더힐은 “대부분이 모르고 있지만 우리가 하루 중 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위험한 일은 운전”이라는 오하이오주립대학의 브래드 부시맨(Brad Bushman) 교수의 발언을 소개했다. 부시맨 교수는 “연간 40,000여명이 도로에서 사망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사망의 원인이 운전 중 문자, 음주운전 또는 불순한 날씨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보복운전이라 도로사망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소개했다.

보복운전 총격살해 텍사스 최다
예고 없이 끼어들어도, 차선을 양보하지 않아도 절대로 화내서는 안 된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총기폭력기록보관소’(Gun Violence Archive·GVA)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도로에서 일어난 보복운전 총격 사망자가 가장 많은 주(州)가 텍사스로 나타났다.
GVA는 자료에서 2017년부터 4년 동안 보복운전이 총격살해사건으로 이어진 경우가 87건으로 두 번째로 많은 플로리다(32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데일리코스(Daily Kos) 지난해 5월 특히 보복운전 중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휴스턴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보복운전 총에 사망한 희생자는 휴스턴이 인구 10만명당 30명으로 뉴욕(12명), 시카고(9명), LA(2명) 보다 많았다.
忍···忍···忍
자동차보험을 비교해 보여주는 어스틴 소재 보험정보회사 지브라(Zebra)가 텍사스 운전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화를 돋우는’ 운전자는 ▲부주의(distracted driving), ▲과속(speeding), 그리고 ▲신호 없이 차선을 바꾸는(changing lanes without signaling) 운전자였다.
지브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운전에 집중하지 않거나 과속운전, 그리고 차선을 변경한다는 신호 없이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 운전자들이 보복운전 총격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각종 조사에서 텍사스에서 ‘보복운전 총격’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고, 텍사스 도시들 중 휴스턴에서 ‘보복운전 총격’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속담에 “참을 인(忍)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텍사스 도로에서 운전할 때 세번까지 갈 것이 아니라 아예 첫번부터 참아야 보복운전 총격사건에 휘말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자신이 실수했으면 ‘바로’ 사과하고, 다른 차 운전자가 실수하거나 무례하게 운전해도 화내지 않고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인위지덕(忍爲之德)을 하다보면 죽거나 다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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