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조종사 · 술주정 승객
비행기 타기 무섭다
술이 들깬 상태로 비행기 조종간을 잡으려던 조종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기내에서 술에 취해 모녀를 성추행하는 승객을 승무원들이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항공사가 소송 당했다.
술 취한 조종사에 술 취한 승객 소식에 비행기 타기가 두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술 취한 조종사
폭스비스니스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하는 유나이티드항공 소속의 항공기를 조종하려던 조종사가 비행기 탑승 전 체포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의 발언을 전한 파리 지역언론들에 따르면 헨리(Henry W.·63세)라는 조종사가 술에 취한 모습으로 공항에 나타났는데, 이 조종사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연방항공국(FAA)이 정한 법정기준치의 3배가 넘었다.
FAA의 규정에 따르면 항공기 승무원의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치는 0.04% 이하로, 항공기 기장 등 승무원은 기내 근무 중 술을 마실 수 없다. 특히 기장은 조종 8시간 이전에는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프랑스 언론들은 문제의 기장에게 벌금과 함께 6개월의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1년간의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문제의 기장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됐고, 프랑스 경찰의 수사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따라서 직원들의 음주에 대해서도 관용은 없다는 입장을 알렸다.

성추행 신고에도 승무원들 방관
폭스비즈니스는 지난달 29일 뉴욕 JFK공항을 출발해 그리스 아테네로 향하던 델타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한 승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모녀가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폭스비즈니스는 뉴욕법원에 접수된 소장을 인용해 기내에서 술 취한 남성이 옆자리에 앉아있던 16살짜리 딸과 자신을 더듬고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모녀는 승무원들이 자신들을 성추행한 남성에게 보드카 10잔 이상, 그리고 와인 1병을 제공했다며 남성이 술 취한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술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모녀는 술 취한 옆자리의 남성이 자신들을 성추행하고 있다고 몇번이고 알렸지만 승무원들은 ‘조금만 참으라’며 적극적인 조처도 취하지 않다가 모녀가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자 사무장이 한차례 “말시키지 말라”고 경고하자 술취한 남성은 더욱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해댄 것으로 전해졌다.
술 취한 승객은 이후에도 딸의 치마 밑으로 손을 집어넣는 등 성추행을 계속했다.
모녀는 비행기가 아테네에 도착했을 때 승무원들이 경찰을 불러 남성을 처벌할 줄 알았는데,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문제의 남성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했다고 밝혔다.
승무원들은 모녀에게 사과하고 5,000마일 무료 마일리지를 제공했지만 모녀는 델타항공을 상대로 2백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폭스비즈니스는 모녀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묻는 질문에 델타항공은 “고객과 직원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기내소란 · 난동 계속 증가
지난달 30일(일) 보스턴을 이륙해 뉴욕으로 향하던 델타항공 소속 여객기가 보스턴으로 회항했다고 폭스비즈니스가 같은달 31일 전했다.
델타항공은 승객 중 한명이 항공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해 중도에 회항했다고 밝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기 승객의 기내소란과 난동은 전년도에 비해 47% 증가했다. IATA는 항공기 기내난동은 2021년 835편당 1건에서 2022년에는 568편당 1건으로 7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IATA는 40여개 항공사가 지난해 신고한 20,000여건 이상의 기내소란 및 난동 대부분은 폭언과 술주정이었고, 흡연, 전자담배 사용, 안전벨트 착용거부, 가방 좌석 위 선반에 넣기 거부, 그리고 기내에 술 반입 등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연방항공청(FAA)도 2019년 1,161건이었던 기내소란이 코로나로 항공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2020년에는 1,009건으로 줄었다가 항공여행이 재개됐던 2021년에는 5,981건으로 폭증했다고 밝혔다.
2021년에는 기내 마스크착용 의무화가 시행됐는데, 이때 마스크착용 거부로 갈등이 빚아지면서 기내소란도 크게 증가했다. 2022년에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의무화를 해제하면서 기내소란이 2,455건으로 감소했다.
2021년 기내소란·난동이 급증하자 FAA는 “항공사 승무원을 폭행하거나 위협, 협박 또는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징역형이 가능한 형사고발까지 가능하도록 처벌규정을 강화했다.
FAA는 지난 2021년 기내소란으로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승객이 25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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