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총영사관 · 교회연합회 · 목사회
“한국전 참전 실종자도 기억해야”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쟁포로(POW)로 북으로 끌려가 행방불명됐거나 전쟁 중 실종(MIA)된 미군용사들을 추모하는 예배가 휴스턴에서 열렸다.
주휴스턴대한민국총영사관(총영사 정영호)과 휴스턴기독교교회연합회(회장 송영일 목사), 그리고 휴스턴목사회(회장 이인승 목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추모예배는 22일(일) 오후 4시 휴스턴한인중앙장로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예배는 정영호 총영사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정 총영사는 그동안 한국전에 참전한 생존 미군용사들에 대한 보은행사는 많이 열렸지만, 실종자를 추모하는 행사는 거의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총영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미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쟁포로(POW)로 북으로 끌려간 후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전쟁실종자(MIA)가 된 미군용사들을 추모하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교회연합회와 목사회에 협조를 요청 추모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총영사는 전쟁포로(POW)와 전쟁실종자(MIA)를 추모하는 행사는 재외공관들 중에 주휴스턴대한민국총영사관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다른 공관에서도 POW·MIA를 추모하고 그 가족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영사관은 이날 POW·MIA 추모예배에 협조한 휴스턴기독교교회연합회 회장 송영일 목사와 휴스턴목사회 회장 이인승 목사, 장소를 제공하고 설교한 이재호 휴스턴한인중앙장로교회 목사, 그리고 행사를 후원한 안용준 변호사에게 각각 감사패를 전달했다.

“전우야. 잘 있느냐”
추모예배에서 한국전참전 미군용사단체인 론스타챕터(Texas Lone Star Chapter of the Korean War Veterans) 회원들 5명이 텍사스 출신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전우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총영사관의 김주현 영사는 “2023년 기준 한국전 참전 실종 미군은 약 7천5백명으로 추산되며, 텍사스에서 참전한 실종자수는 약 2천3백명”이라고 밝히고 “론스타챕터 한국전 참전용사 5명은 DPAA에 의해 공개된 명단 458명 중 일부를 호명”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진 부총영사는 일부 론스타챕터 회원들은 한국전쟁에서 같이 전투에 참가했던 전우들의 이름을 호명했다고 소개했다.
론스타챕터 회원들이 호명하는 전우들의 성명과 참전당시 계급이 스크린에 비추는 동안 내내 자리에서 일어나 호명이 끝날 때까지 서있었던 한인도 있었다.
신분 밝히길 극구 사양했던 이 한인은 이라크전에 미국으로 참전했던 전역군인이라고 소개했다.
가슴에 5개의 훈장을 달고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한인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다 한국전참전 미군용사들이 전우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동안 내내 미동 없이 서있었다.

“북한은 유일한 예외”
켈리 맥케이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국장은 지난 8월 버지니아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DPAA는 현재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이 7천491명이며 이 가운데 5천300여명이 북한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기자회견을 전한 한국일보는 DPAA에서 한국전쟁 유해 신원 확인팀을 이끄는 베로니카 키즈 박사도 참석했다며, 키즈 박사는 북한이 2018년 8월 송환한 유해 상자 55개를 그간 감식한 결과 250명의 유해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 가운데 88명이 미군으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소개한 내용을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맥케이그 DPAA 국장은 “우리는 45개국에서 활동하는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45개국 전부가 유해 송환을 인도주의 노력으로 인식한다”면서 “북한은 유일한 예외”라고 강조했다.
맥케이그 DPAA 국장은 “슬프게도 북한은 이것(유해 송환)을 인도주의적 기회이자 책임으로 인식하는 대신에 무기로 계속 활용하고, 미국에서 (양보를) 얻어내거나 미국에 허락하지 않기 위한 도구로 계속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추모예배 설교에서 휴스턴한인중앙장로교회 이재호 목사는 한국은 70년전 전기도 없었고, 촛불하나 제대로 켤 형편도 안 되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고 북한이 남침해 왔을 땐 총하나 탱크하나 만들지 못했지만, 지금은 가장 우수한 기술의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고 탱크와 전투기 로켓까지 수출하는 기술강국으로 발전했고,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이제는 K-팝, K-영화, K-드라마로 세계의 이목을 끄는 문화강국으로 발전한 것은 모두 공산침략에서 한반도를 지켜준 미국과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한국에 와 젊은 목숨을 희생해 가며 한국을 지켜준 미군용사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성경 미가(4장2-3, 5)서를 인용한 “오라! 여호와의 산에 오르자”는 제목의 설교에서 더 이상 전쟁의 공포와 고통이 없는 세상을 만들려면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이신 여호와의 산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호 총영사는 기념사에서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방문했을 때 봤던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정 총영사는 살아있는 영웅들에게 예우를 다해야 하지만, 이제는 실종된 영웅들도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며, 총영사관은 앞으로 실종자의 아내와 자녀들을 찾아내 위로하고 예우하는 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랜섬(E.A. “Buddy” Grantham) 장군은 답사에서 1999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눈부신 발전상에 크게 놀란 적이 있다며 실종자의 유해가 미국으로 송환될 수 있도록 계속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고,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되지 않도록 참전용사들을 예우하고 위로하는 한국정부와 한국인, 그리고 휴스턴의 한인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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