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 수수료 6%···너무 비싸”
‘셀러’ 집단소송 제기···재판서 승소

‘부동산중개’ 시장이 향후 어떻게 변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중개 시장에서 수십년동안 관행으로 이어져 온 ‘부동산커미션’ 제도에 지난달 31일(화)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서 2012년까지 미주리, 캔사스, 그리고 일리노이 주택시장에서 집을 판 ‘셀러’ 26만명 이상이 미국부동산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NAR)와 부동산중개회사들을 상대로 지난 2022년 13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집단소송의 주요 골자는 원고인 ‘셀러’ 측은 집을 파는 ‘셀러’가 왜 집을 사는 ‘바이어’의 부동산중개인 커미션, 즉 수수료까지 지급해야 하냐는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집을 파는 ‘셀러’는 부동산중개인에게 보통 6%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거래가 끝나면 셀러 부동산중개인은 수수료의 절반인 3%를 ‘바이어’ 부동산중개인에게 지급한다.
결과적으로 셀러가 바이어 부동산중개인 수수료까지 지불한다는 것이다.
집단소송이 제기되자 ‘Re/Max’ ‘Coldwell Banker’ ‘Century 21’ ‘Sotheby’s International Realty’ ‘Corcoran’ 등 대형 부동산중개회사들은 원고 측과 1억4000만달러에 합의했다.
합의에 응하지 않았던 NAR와 부동산중개회사 ‘HomeServices of America’와 ‘Keller Williams’를 상대로 약 2주 가량 재판이 열렸고, 10월31일(화) 피고는 원고에게 18억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셀러’ 부동산중개인이 ‘바이어’ 부동산중개인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부동산협회(NAR)의 규정이다.
약 150만명의 부동산중개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미국 최대 규모 조직 중 하나인 NRA는 셀러가 팔려는 집을 MLS(Multiple Listing Service)에 올리려면 바이어 수수료 지불에 동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MLS는 주택매물리스트 데이터베이스로 이곳에 팔려는 집을 올리지 않으면 바이어가 볼 수 없어 집을 팔기 쉽지 않다.
NRA의 이 같은 영업방식 때문에 연방법무부는 NRA을 상대로 독과점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재판에서 원고 측은 500,000달러 집을 파는 셀러는 부동산중개인이 일을 열심히 하든 안하든, 경험이 많든 적든, 실력이 있든 없든 무조건 25,000달러에서 30,000달러의 수수료를 일률적으로 지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또 다른 선진국들의 주택부동산중개 수수료는 1%에서 3%라며 미국의 셀러가 지불하는 6%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수수료는 2%이다. 한국의 경우 6억원 이상 ~ 9억원 미만일 경우 0.5%, 9억원 이상일 경우 0.9% 이내에서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중개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이유는 캔사스시티의 소송이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NRA는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내년 초에는 비슷하지만 규모가 더 큰 소송이 시카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캔사스시티 소송과 비슷한 소송들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높다.
NRA는 ‘바이어’에게 수수료까지 부담하도록 하면 ‘바이어’들이 집을 사기 더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바이어가 중개 수수료를 모기지에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부동산중개인들 간의 수수료 경쟁이 오히려 주택시장을 살릴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NRA 회장 사퇴·Redfin 주가 폭락
언론에서는 독과점 방지법에 따라 배상액이 5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중개인 수수료를 놓고 제기된 이번 소송에서 패하자 밥 골드버그(Bob Goldberg) NRA 회장이 사퇴하고, 인터넷 부동산중개회사 Redfin과 Zillow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부동산중개 시장이 요동쳤다.
부동산중개 수수료 소송이 위축된 주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30년 상환 고정이율 모기지의 이자율이 8%대로 치솟았다가 서서히 떨어지고는 있지만 주택시장은 여전히 수요와 공급을 불균형으로 집 장만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중개 수수료 재판결과가 언론보도로 알려지면서 ‘바이어’들이 향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주택시장에서 발을 뺀다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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