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가 미국의 피 오염시키고 있다”< br>반중정서 고조되면 한인에 불똥 튈 수도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가 불법밀입국단속법안(Texas’ Senate Bill 4·SB4)에 18일(월) 서명하면서, 예정대로라면 내년 3월부터 SB4가 시행된다.
SB4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한인들도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휴스턴경찰, 불법밀입국자 체포 가능
SB4는 휴스턴경찰(HPD) 등 지역 경찰들에게 불법밀입국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SB4에 따라 경찰이 체포해 재판에 넘겨진 불법이민자에 대해 텍사스 법원의 판사는 추방을 명령할 수 있다.
텍사스 판사는 첫번째 적발된 불법밀입국자에게 경범죄로 처벌해 미국을 떠나도록 명령할 수 있다. 그러나 판결에도 불구하고 불법밀입국자가 미국을 떠나지 않고 있다 체포되면 중죄판결을 내릴 수 있다.


불법이민자단속은 텍사스주정부의 권한 밖에 있다. 국경수비대 혹은 이민단속국(ICE) 등 연방정부 소속기관만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밀입국자를 체포해 구금할 수 있다. ICE 등에 체포된 불법밀입국자에 대한 추방여부도 연방정부 소속인 이민법정에서 결정한다.
지난 2010년 애리조나주의회가 텍사스의 SB4와 비슷한 불법밀입국단속법안을 통과시켰다. “증빙서류 제시하라”(Show Me Your Papers)라고 불린 애리조나 불법밀입국단속법안은 2012년 연방대법원에서 이민법 집행권한은 오로지 연방정부에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18일 텍사스 주경에 위치한 국경도시 브라운스빌(Brownsville) SB4 서명식을 가진 애벗 주지사는 애리조나의 불법밀입국단속법안 소송이 연방대법원에서 패소한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법안을 만들었다며, 텍사스의 불법밀입국단속법안에 대해 연방대법원에서 또 다시 재판이 열린다면 이번엔 승소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애벗 주지사는 불법밀입국단속법안이 시행되면 텍사스 주경을 통해 들어오는 밀입국자를 지금보다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SB4가 시행돼도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멕시코다. 멕시코 정부는 텍사스에서 추방한 밀입국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텍사스가 아무리 많은 밀입국자를 체포해 추방하려고 했도, 멕시코에서 받아주지 않을 경우 텍사스 교도소는 밀입국자들로 넘쳐날 수 있다.

중국인 밀입국자 급증
SB4 시행으로 텍사스이 이민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SB4가 이민자 사회에 어느 정도 파장을 일으킬지에 대해 밀입국이민자들 뿐만 아니라 합법이민자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히스패닉커뮤니티에서는 벌써부터 이민법변호사를 통해 경찰에 체포됐을 경우 경찰이 제시하는 서류에 절대 서명하지 말 것, 구치소에 수감되면 즉시 변호사에게 연락할 것 등 SB4 시행에 대비한 주민교육에 나서고 있다.
SB4 시행을 앞두고 한인사회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현자 우리훈또스 사무총장은 SB4는 히스패닉 이민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이민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신분증 확인을 통해 체포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이민자라는 이유로 체포하는 경찰을 만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SB4를 바라보는 일부 한인들의 또 다른 고민은 중국인 밀입국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가운데 미국 내 반중감정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AP는 지난 10월30일 중국인 밀입국자 수는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그리고 아이티에 이어 4번째 많다고 전했다.
AP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입국하다 체포된 중국인이 올 1월부터 9월까지 22,187명에 이른다며,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한달동안 체포된 중국인 밀입국자가 4,010명으로, 8월보다 70% 더 증가했다.
AP는 중국인들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에콰도르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는데, 에콰도르를 경유해 미국으로 오는 중국인들의 수가 올해 1월 913명에서 9월 2,588명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또한 파나마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인도 2010년에서 2021년 사이 376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9월까지 15,567명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한인에게 불똥 튈까
텍사스에서는 중국인이 토지를 사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만들어질 정도로 중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아시안들이 백인을 만나면 영국인이지, 독일인인지, 혹은 프랑스인인지 구별하기 어렵듯, 미국인들도 아시안을 만나면 한인인지,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잘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에서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공격해 ‘재미’(?)를 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다시 이민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미-중 관계가 더 악화되고, 그래서 중국에 반감이 더 커질 경우 그 불똥이 한인에게도 튈 수 있다.
신현자 우리훈또스 사무총장은 휴스턴 동포사회도 SB4 시행에 경각심을 갖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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