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379일만에 영하 기온
정전 대비 보온용품 준비해야
휴스턴 지역에 14일(일) 저녁부터 한파(寒波)가 몰아친다는 예보가 나왔다.
한파란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기상청은 14일(일) 밤부터 16일(화) 밤까지 휴스턴 지역의 기온이 화씨(°F) 24도 이하를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화씨 32도(섭씨 0도) 이하인 온도를 ‘영하’라고 부르는데, 이번주 일요일 밤부터 휴스턴 지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2021년 2월의 악몽
휴스턴 지역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예보에 ‘2021년 텍사스 대정전’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2021년 2월11일 겨울폭풍 우리(Uri)가 텍사스를 강타하면서 기온이 영하로 급강하했다.
눈까지 뿌린 우리는 휴스턴 기온을 13도까지 떨어뜨렸다. 영하의 기온이 거의 일주일 동안 지속되자 전력수요가 폭증했고, 발전소까지 꽁꽁 얼어붙어 전력공급이 중단되자 결국 텍사스 대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난방이 되지 않자 동사자가 속출하기 시작했고, 천정으로 지나가는 수도관이 터지면서 집안은 홍수로 변했다.
2021년 겨울폭풍 우리는 텍사스 역사상 가장 큰 재산피해를 가져온 기후재앙으로 기록됐다.

휴스턴, 379일만에 영하
올해도 무사히 지날 줄 알았던 휴스턴 시민들은 한파가 닥친다는 소식에 벌써 긴장하는 분위기다.
휴스턴은 지난해 영하의 기온을 기록한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휴스턴에서 마지막으로 영하의 기온이 기록된 날은 2022년 크리스마스로 당시 28도의 기온을 기록했다. 이후 단 한루도 영하의 날씨를 보이지 않았는데, 기상청의 일기예보대로라면 379일만에 휴스턴에 영하의 기온이 찾아오는 것이다.
휴스턴에서 단 하루도 영하의 기온을 기록하지 않았던 해는 1931년과 1956년으로 단 두해밖에 없다. 1931년에는 1930년 1월9일부터 시작해 1932년 3월8일까지 774일 동안 영상의 기온이 계속됐다. 1956년에는 12월16일부터 시작해 1957년 1월15일까지 총 396일 동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1931년과 1956년 기온은 비공식 기록으로 휴스턴은 1969년부터 부스국제공항에 설치된 기후관측소에서 측정된 기온을 공식 기온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따라서 공식적으론 2023년이 영하의 기온이 기록되지 않았던 가장 긴 해였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정전’
379일만에 찾아온 한파 소속에 가장 큰 걱정은 ‘정전’이다.
텍사스 전력망을 관리·운용하고 있는 텍사스전력안정위원회(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ERCOT)는 8일(월) 기후경보(Weather Watch)를 발령했다.
ERCOT는 15일(월)부터 17일(수)까지 기후경보가 계속된다고 밝혔는데, 기후경보는 폭염이나 한파 등의 이유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정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RCOT는 전력비축량의 정도에 따라 자발적 정전(Conservation Alert)에서부터 강제정전(EEA 1, 2, and 3)까지 4단계로 정전경보를 하고 있다.
ERCOT는 전력비축량이 2,300 MW 이하로 떨어지고, 이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된다고 판단되면 1단계 에너지비상경보(Energy Emergency Level 1·EEA 1)를 발령한다. 이어서 전력비축량이 1,750 MW 이하 일 때 2단계 경보, 그리고 1,000 MW까지 떨어지면 3단계 경보를 발령한다.
텍사스에서 1 MW의 전력은 평상시 200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으로 알려져 있다.
3단계 경보가 발령되면 ERCOT는 순환정전을 실시하는데, 지역별로 돌아가며 정전을 실시하는 것이다.
수도관 동파되지 않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수도관이 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전까지 발생한다면 수도관 동파도 걱정해야 한다. 외부의 수도관은 천이나 담요 등으로 꽁꽁 싸매주고, 수도관이 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수도꼭지를 열고 수돗물이 조금씩 나오도록 하던가, 수도관의 물을 모두 뺀 뒤 수도밸브를 잠그는 방법도 있다.
식물은 담요로 덮어야
키우고 있는 식물이 있다면 얼지 않도록 담요를 덮어두는 것이 좋다.
보온복
정전이 장시간 지속될 경우, 저체온증으로 응급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내복이나 스웨터 등 보온복을 준비해야 한다. 양말로 겹겹이 신는 것이 좋다. 추가적인 보온을 위해 담요와 침낭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난로
프로판가스 또는 등유로 작동하는 휴대용 히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단 사용시 적절한 환기가 필요하다. 휴대용발전기를 사용하는 경우 일산화탄소 축적을 방지하기 위해 집안에서는 사용하면 안 된다. 정전 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연료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상조명
손전등, 등불, 양초를 비축해 놔야 한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LED는 양초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조명을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분의 건전지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비상식량
통조림 제품, 그래놀라 바, 말린 과일이 좋다. 수동 캔 따개도 준비해야 한다. 정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는 식품과 생수를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신수단
모바일 기기를 충전한 상태로 유지하고 필요할 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휴대용 충전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해당 지역의 날씨와 비상 상황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으려면 건전지로 작동하는 라디오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비상약품
붕대, 소독용 물티슈, 처방약과 같은 필수품이 들어 있는 기본적인 응급처치 키트를 확인해야 한다. 자신이나 가족이 의약품이나 의료장비를 필요로 한다면, 충분한 준비물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오락과 오락거리
정전으로 우울한 기분을 풀 수 있는 가족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보드게임, 책 또는 다른 형태의 오락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전으로 지치면 정신적으로도 어려워 질 수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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