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계산대, 부자가 더 계산 안 한다”
젊을수록···자녀가 어릴수록 계산 안해
소득이 더 높을수록 무인계산대에서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고 ‘슬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융자회사 ‘랜딩트리’(LendingTree)는 지난해 그로서리스토어의 무인계산대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객 15%가 의도적으로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44%는 무인계산대를 이용할 땐 앞으로도 물건값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무인계산대를 이용하는 고객들 가운데 소득이 더 높을수록 값을 지불하지 않고 ‘슬쩍’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소득이 $35,000 이하의 고객들 중 14%가 무인계산대 이용시 돈을 내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연소득이 $100,000 이상의 고객들은 18%가 돈을 내지 않았다고 답했다.
자녀가 어릴수록 무인계산대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

18세 이하의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의 24%가 무인계산대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연령이 18세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은 8%만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자녀가 없는 부모들은 13%가 값을 지불하지 않아다고 답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무인계산대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세대(60세~69세)에서는 3%만 무인계산대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X세대(44세~59세)에서는 10%가, 밀레니얼세대(28세~43세)에서는 21%가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Z세대(12세~27세)에서는 무려 31%가 무인계산대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19%로, 여성의 12%보다 무인계산대에서 ‘슬쩍’하는 경향이 높았다.
랜딩트리는 그로서리스토어 고객들이 무인계산대에서 ‘슬쩍’하는 물건값은 평균 60%였다고 밝혔는데, 상습적으로 ‘슬쩍’하는 고객들의 46%는 고가의 상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무인계산대에서 ‘슬쩍’하는 고객들의 37%는 음식이나 음료 또는 건강과 관련한 상품을 구입할 때 돈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랜딩트리는 그로서리스토어를 이용하는 미국인의 약 96%가 무인계산대는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최소 한차례 이상은 무인계산대를 사용했다고 밝혔는데, 사용자의 69%는 무인계산대가 ‘좀도둑질’을 조장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무인계산대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다가 ‘걸렸다’는 고객은 33%였고, 돈을 내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한다는 고객도 60%에 이르렀다.

사라지는 ‘무인계산대’
무인계산대가 사라지고 있다.
6년 전 처음 무인 계산대를 도입한 영국 수퍼마켓 체인 ‘부스’가 지난해 11월 초 “매장 28곳 중 두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매장에서 무인 계산대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월마트도 뉴멕시코 매장 3곳에서 무인 계산대를 없앴다. 수퍼마켓협동조합 샵라이트의 델라웨어 매장 6곳은 코로나 기간 무인계산대를 대거 도입했지만 지난해 9월 유인계산대를 다시 추가하기 시작했다.
그로서리체인스토어 웨그먼스도 지난해 무인계산 방식인 스캔앱 사용을 중단했다. 고객이 고의든 실수든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며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무인계산대 숫자를 제한하는 법안마저 등장했다. 로드아일랜드에서는 올해 초 ‘1개 매장에서 무인 계산대를 8대 이상 운영할 수 없고 무인계산대 1 대당 유인계산대도 1대 이상 둬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고객이 10개 이상 품목을 무인 계산대에서 계산하면 10% 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영국 레스터대 연구진은 무인 계산대 도입 매장에서 손님들이 계산하지 않고 갖고 나간 물품 액수가 전체 매출의 4%에 달한다고 계산했다. 연구진은 “도난을 적발해도 고객은 기계 결함이나 제품 바코드 문제 때문이라고 변명하거나 기기 조작에 능숙하지 않아 실수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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