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이란 군대를 동원하는 것”
선거 끝나면 국경 조용해 질 것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가 이민자들의 “침략”(Invasion) 막겠다며 100억달러에 가까운 텍사스 주민들의 혈세를 퍼붓고 텍사스방위군까지 동원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싸우는 것은 ‘선거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휴스턴크로니클 칼럼니스트 크리스 톰린슨(Chris Tomlinson)은 14일(수) “텍사스가 국경수비대와 대치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한 것”(Texas standoff with Border Patrol is intended to help former President Donald Trump win reelection)이라는 소제목과 “애벗은 공화당의 선거승리를 위해 국경을 자신의 알라모로 만들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칼럼에서 톰린슨은 애벗 주지사가 부통령 지명을 받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5일 대선에서 당선되도록 이민자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톰린슨은 그 근거로 애벗 주지사가 텍사스방위군(Texas Army National Guard)과 텍사스경찰(Texas Department of Public Safety)을 국경에 첫 파병한 때는 2021년으로, 이때는 선거가 있었는데, 선거가 끝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을 이유가 없어지자 병력을 줄였다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가 텍사스방위군과 텍사스경찰을 국경에 파견한 이유는 본래 연방국토안보부 소속의 국경순찰대(United States Border Patrol)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텍사스 방위군과 경찰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이민자를 국경순찰대에 인계해 주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텍사스가 지난해 여성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자 비난여론이 들끓었고, 유권자들의 관심도 낙태로 쏠렸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판세가 공화당에 불리해지자 애벗 주지사는 리오그란데강에 거대한 부표를 띄우는가 하면 철조망을 설치하고 국경순찰대의 접근을 막는 등 바이든 정부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여론의 관심이 낙태에서 이민으로 옮겨갔다.
애벗 주지사가 이민자 문제를 정쟁화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자 공화당 소속의 다른 주지사들도 텍사스에 방위군을 보내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중도 사퇴한 디 산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지난해 7월 500명의 플로리다방위군을 텍사스에 파병한데 이어 올해는 경찰과 공무원 600명을 파견한다.
지난해 아칸사스, 사우스다코타, 버지니아가 방위군을 텍사스에 파병한데 이어 테네시 125명, 루이지애나 150명, 인디애나 50명, 유타 5명 등 공화당 소속의 주지사들도 방위군을 텍사스로 보냈다.

이민자 문제를 선거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애벗 주지사는 2021년과 2022년 텍사스 주민들의 혈세 40억달러를 사용했고, 올해와 내년에도 추가로 50억달러를 더 사용한다.
애벗 주지사가 세금으로 장벽을 건설하고, 강에 부표를 띄우며, 철조망을 설치하고, 방위군과 경찰까지 동원하면서 내세우는 명분은 이민자들의 “침략”(Invasion)으로부터 텍사스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민자들이 텍사스를 “침략”해 오는데 국경을 지켜야 할 연방정부가 국경수호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이민자들이 “침략”해 오자 스스로 국경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애벗 주지사를 비롯해 디 산티스 플로리라주지사 등 공화당 주지사들이 방위군을 파병하며 내세우는 명분도 역시 이민자들의 “침략을 저지하라”(Stop the Invasion)는 것이다.
텍사스대학(어스틴) 법대의 스티브 블라데크(Steve Vladeck) 교수는 12일(월) 공영라디오(NPR)와의 인터뷰에서 애벗 주지사 및 공화당 주지사들이 사용하는 “침략”(Invasion)이라는 단어는 총과 대포, 탱크 등 군사력을 동원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연방법이 텍사스 등 주의 군사력 사용을 승인하는 때는 “실제로 침략당했을 때” 또는 연방정부가 군대를 파견하기 전까지라며, 이민자들이 총칼을 들고 탱크를 앞세워 국경을 무단을 넘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화당 주지사들의 “침략”이라는 단어사용은 정치적 수사라고 지적했다.
블라데크 교수는 (낙태 금지여부는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 소관이라는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같이) 연방대법원이 이민자 문제를 “침략”으로 간주해 침략 여부를 주가 결정하도록 한다면 앞으로 ‘마약의 침략’ ‘총기의 침략’ 등 갖가지 명문으로 “침략”을 갖다 붙여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라데크 교수는 또 아이다호에서는 주공무원이 연방정부 법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법을 통과시켰고, 미주리에서는 주공무원이 총기를 규제하는 연방정부에 협조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법안도 만들었다며 여기에 “침략”까지 주의 결정에 맡긴다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화당이 대통령일 경우 민주당 주지사들이 연방정부의 정책에 따르지 않는 일도 예상할 수 있다.
톰린슨 칼럼니스트는 이민자들이 무장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애벗 주지사의 “침략” 주장은 맞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 때도 불법입국이 있었기 때문에 이민문제도 아니라며, 오는 11월 대선이 끝나면 애벗 주지사는 방위군 대부분을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때까지 애벗 주지사는 유권자들이 계속 국경을 이야기하도록 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도울 것이라며, 그사이 텍사스방위군과 텍사스경찰은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텍사스 주민들은 수억달러의 혈세를 갖다 바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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