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vs 주지사
“누구 말이 맞나?”

허리케인 ‘베럴’(Beryl)로 인한 비상사태 선언시기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실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8일(월) 1등급 허리케인 ‘베럴’이 텍사스를 강타했다. 새벽 4시경 휴스턴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마일 거리의 마타고다(Matagorda)에 상륙한 베럴은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전 7시경에는 풍속 시속 75마일로 휴스턴에서 40마일 떨어진 남서쪽 지역으로 접근해 온 후 시속 12마일의 속도로 북서쪽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휴스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전을 일으켰다.
폭우로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기고, 강풍에 거목이 쓰러져 지붕을 덮치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랐고, 막대한 재산피해도 발생했지만, 대통령의 비상사태가 선언돼야 연방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휴스턴크로니클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백악관의 비상사태 선언이 늦어진 이유는 텍사스주정부에서 비상사태 선언 요청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하려면 텍사스주지사의 공식요청이 있어야 하는데, 요청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베럴이 텍사스를 강타할 당시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고 있었다. 따라서 댄 패트릭 텍사스부지사가 주지사 대행을 맡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상사태 선언이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식요청을 받기 위해 패트릭 부주지사를 수소문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패트릭 주지사 대행은 비상사태를 공식 요청하기에 앞서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했다며,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지방정부가 긴밀히 협조했기 때문에 “백악관도 지체하지 않았고, 우리도 지체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언이 늦어졌다.
텍사스주지사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백악관이 그동안 수차례 주지사실과 연락을 취해 왔고, 허리케인 베럴이 오기 사흘전에도 재난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 청장과 소통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FEMA는 500,000개의 긴급식량과 800,000리터의 식용수, 그리고 60개의 발전기를 준비해 놓고 비상사태 명령을 기다렸지만, 피해가 가장 컸던 8일(월)에서 하루 지난 9일(화)에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대통령과 주지사가 정쟁을 벌이는 사이 휴스턴에서는 270만 가구와 비즈니스에서 정전이 발생해 무더운 밤을 보내야 했고, 10일(수)까지도 복구가 안 돼 170만 가구와 비즈니스가 깜깜하고 무더운 밤을 보냈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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