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이민자 추방 진행되면
합법체류 이민자도 희생될 수 있어
“역대 최대 규모의 추방을 실행하겠다.”
오는 11월5일(화)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수) 위스컨신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불법체류 이민자 추방을 재확인했다.
공화당 후보 수락연설을 한 트럼프는 자신 앞에서 “즉시 대규모 추방”(Mass Deportation Now)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대통령되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후보는 다음날에도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 공화당 강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추방을 약속하고 있다”고 대규모 추방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첫해 이민국은 150만명을 추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110만명 이상의 불법체류 이민자를 추방했는데, 임기가 마쳐질 때까지 150만명을 추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는 여전히 약 1,100만명의 이민자들이 불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이중 약 200만명이 텍사스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체류 이민자들 중에는 미국시민권자와 결혼한 이민자도 있고, 미국시민권 자녀를 두고 있는 이민자들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와 트럼프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대규모 추방은 현재 실제로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이민제도 하에서는 이민법정의 판사가 추방판결을 내려야 추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민법정이 계속 쌓이는 수많은 사건으로 판결이 늦어지고 있다. 이민판사를 대거 채용해 재판을 신속히 진행하지 않는 이상 현재 이민제도로는 “즉각 대량 추방”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민법정이 약 130만명의 이민자에 대해 추방명령을 내렸지만, 이민국은 아직도 이들 이민자를 추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추방명령을 받은 이민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난제다. 국가들이 추방자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바이든 정부와의 협약으로 몇 개국의 추방자들만 받아들이고 있다.
생무살인(生巫殺人)이라는 말이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으로도 잘 알려진 이 말은 무슨 일을 함부로 하다가 큰일을 저지르게 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치밀한 계획이나 사전준비도 없이 지지자들의 요구로 설익은 이민정책을 밀어부칠 경우 파생될 혼란이다.
휴스턴에서 이민자를 위한 시민단체(FIEL Houston)를 이끌고 있는 시저 에스피노사(Cesar Espinosa)는 추방 광풍은 불법체류 이민자뿐만 아리나 모든 이민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에스피노사는 휴스턴에만 약 600,000명의 불법체류 이민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약 130만명의 시민권자와 가족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일 대량 추방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이민사회에 대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에스피노사는 1950년대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불법체류 이민자를 대규모로 추방했는데, 주로 멕시코 이민자들이었다며 당시 많은 시민권자들도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에스피노사는 이민사회가 공화당의 “즉시 대규모 추방”을 너무 안일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자신은 합법체류 이민자이기 때문에 “즉시 대규모 추방”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이민자들도 있겠지만, “즉시 대규모 추방”이 어떤 방향으로 어느 정도 광범위하게 진행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다수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에스피노사는 공화당의 “즉시 대규모 추방”은 이민자사회에 던지는 경고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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