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몰래 빼돌린 휴스턴 판사
희생자 가족 “미친짓” 판사 비판

사형수를 ‘빼돌려’ MRI 검사를 받게 한 판사로 휴스턴이 발칵 뒤집혔다.
KTRK-TV(ABC13) 등 휴스턴 언론매체들은 22일 일제히 사형수조차도 스스로 ‘비밀작전’(cloak and dagger) 같았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은밀하게 진행된 사형수 빼돌리기가 있었다고 밝히고, 사형수를 빼돌리도록 허락한 판사는 해리스카운티 형사법원 351호 법정의 나탈리아 코넬리오(Natalia Cornelio)라고 전했다.
로날드 하스켈(Ronald Haskell)은 2014년 휴스턴에서 북쪽으로 약 25마일 떨어진 스프링에 살고 있던 전처의 여동생 집을 찾아가 집안에 있던 일가족 6명을 총격살해하면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2019년 10월 재판에서 하스켈의 변호인들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무기징역 선고를 요청했지만, 배심원단은 사형을 결정했다.
판사가 사형수 하스켈을 은밀히 빼돌려 MRI, 즉 뇌검사를 받도록 했다는 사실은 텍사스교정국(Texas Department of Criminal Justice) 시설에 있어야할 하스켈이 해리스카운티 구치소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희생자 가족들에 의해 알려졌다.
하스켈이 해스리카운티 구치소로 이감한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해리스카운티검찰청의 검사들은 나중에서야 코넬리오 판사의 명령에 따라 해리스카운티셰리프 소속 경찰들이 오랜지색 죄수복을 입은 하스켈이 손과 발에 수갑이 채워진 채 병원으로 데리고 가 MRI를 촬영하도록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사가 입수한 경찰의 바디카메라에는 죄수복을 입고 손과 발에 수갑이 채워진 하스켈이 병원에 들어갈 때 병원 안에는 최소 5명의 일반인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스켈의 이감 사실을 알린 희생자의 가족들은 6명을 살해한 사형수를 일반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가도록 한 코넬리오 판사의 결정은 “미친짓”(madness)이라며 격앙했다.
희생자 가족 중 한명은 독방에 갇혀 있어야 할 사형선고를 받은 살인자를 빼내 평일에 일반인들이 드나드는, 그것도 일반 병원 안을 활보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비난했다.
해리스카운티검찰청의 조슈아 리스(Joshua Reiss) 차장검사는 하스켈을 텍사스 교정시설에서 빼내 해리스카운티 구치소로 이감한 다음 병원에서 뇌검사를 받도록 허락한 코넬리오 판사는 ‘중립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리스 차장검사는 코넬리오 판사가 검찰에 알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살인자 하스켈을 7월22일 한밤중인 자정(12시)에 자신의 법정에 출두하도록 했다고 비난하며, 이는 검사가 하스켈의 뇌검사에 반대할 것을 예상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하스켈이 자정에 법정에 출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스 검사는 코넬리오 판사가 희생자들의 권리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리스 검사는 코넬리오 판사가 당선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카운티법원의 판사들은 주민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2020년 판사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코넬리오 판사는 재선에 도전했다. 리스 검사는 코넬리오 판사가 지난 3월 실시된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을 때 방송으로 코넬리오 판사가 하스켈의 살인은 심신미약 때문이라고 이야기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후보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넬리오 판사는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고, 11월5일 선거에서는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가 없이 단독으로 출마해 4년 동안 더 판사로 재직할 수 있다.
해리스카운티검찰청은 코넬리오 판사가 사형선고가 내려진 사건을 다시는 판결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행정법원에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이번에 하스켈 사건이 불거지자 행정법원은 이례적으로 코넬리오 판사의 제척 여부를 다시 들여다보기로 결정하고 29일 심리를 열기로 했다. 이날 행정법원은 하스켈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배당할 수도 있다.
페덱스에서 일하던 하스켈은 2014년 캘리포니아에서 전처의 여동생 가족이 살고 있는 텍사스 스프링까지 와서 일가족 7명 중 6명을 총격살해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딸은 하스켈에게 “삼촌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지만, 총을 맞았고, 죽은 척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재판에서 검사는 하스켈이 희생자들 중 가장 어린 4살짜리 조카가 총을 맞은 후 이미 사망한 아빠 품에 파고드는 사이 확인사살까지 했다고 밝혔다.
하스켈 변호인들은 하스켈이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배심원단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스켈의 변호인들은 “이 끔찍한 아주 끔찍한 범죄 때문에 분노, 증오, 두려움, 복수심이 생겨” 검사들이 사형선고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스켈의 변호인들은 하스켈이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알아왔고 여러 의사들로부터 치료를 받아다며 심신미약을 고려해 “분노와 증오”가 아닌 “연민과 용서”로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검사들은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하스켈의 정신상태가 아니라 “사사건건 상관하고, 이기적이며, 자기애가 강하고, 남에게 탓을 돌리는” 하스켈의 성격 때문에 벌어졌다며 사형선고를 주장했다.
무기징역과 사형 사이에서 4시간 넘게 고민하고 토론하던 배심원단은 사형을 결정했다. 배심원단이 무기징역이 아닌 사형을 결정하려면 심신미약을 감안하더라도 피의자가 향후 사회에 또 다른 더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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