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 처벌하면 ‘불체자’ 줄어
공화당, 고용주 처벌엔 미온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2025년 1월20일 제47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당일 불법이민자를 대량으로 추방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이 공약에 불법이민자들은 물론 이민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불법이민자를 고용하고 있는 비즈니스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텍사스 월간지 ‘텍사스먼슬리’(Texas Monthly)가 11월호에서 전했다.

불체자 추방되면 집은 누가 짓나?
텍사스먼슬리는 특히 텍사스의 건축·건설업계 등 불법이민자 의존도가 높은 비즈니스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먼슬리는 “건축현장에 불체이민 노동자들의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콘크리트, 목재와 같은 건축자재 공급을 중단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주택건축 현장에서 일하는 불체이민자들이 모두 추방되면 신축 주택은 크게 줄어 집값이 상승하고, 상가와 빌딩건축도 지연돼 비즈니스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텍사스회계국(Texas Comptroller of Public Accounts)은 과거 2018년 보고서에서 하루에 1,100명 가까이 유입될 정도로 텍사스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인구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 특히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텍사스 인구는 더 많이 늘어났고, 주택시장에는 집이 없어 몇만달러까지 웃돈을 얹어줘야 겨우 집을 살 수 있었다. 휴스턴도 매달 최고가를 경신할 정로로 집값이 너무 오르지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집이 없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회계국은 타주에서 텍사스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살 집을 찾는데, 기존의 주택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신축 주택을 많이 지어야 하지만 주택건축 현장에서 일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회계국은 2007년과 2013년 사이 숙련 건축노동자 200만명 이상이 주택건축 현장을 떠났다고 밝혔는데, 건축노동자 부족현상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회계국은 목수와 벽돌공 등 숙련 노동자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이는 집값에 반영된다며, 특히 텍사스는 주택건축 노동자의 인건비 상승폭이 커, 전국적으로 인건비가 4.7% 오르는 동안 텍사스에서는 무려 20%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건설업계 ‘구인난’
코로나 당시와 이후에서 미국에서는 구인난이 계속됐다. 공장에서 일해야 할 노동자들이 부족해 상품이 생산되지 않자 물가가 폭등했고, 어렵게 상품을 생산해도 수송할 인력이 없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미국상공인협회(U.S. Chamber of Commerce)는 지난 9월 “미국은 인력부족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일할 사람을 찾는 구인은 증가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상공인협회는 텍사스의 경우 예를 들어 노동자 100명이 필요하지만, 80명밖에 충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협회(Associated Builders and Contractors)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건설업계 구인난은 역대 최고를 기록 중이다. 텍사스먼슬리는 미국의 건축회사 77%가 노동자를 찾고 있는데, 이중 74%의 건축회사가 텍사스에 있는 건축회사들이라고 밝혔다.
텍사스먼슬리는 텍사스 건축·건설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건축·건설 수주는 받지만 인력이 없어 시작조차 못하는 공사도 있다며, 건축·건설현장에서 불법이민 노동자들이 떠나면 많은 공사가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텍사스 불체이민자 160만명
퓨리서치센터는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는 불법이민자는 약 1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건축·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는 불체이민자들이 주택건축 현장에서 집을 짓고, 석유를 시추하고 있고, 원유를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휴스턴 역대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허리케인 하비 당시에서 많은 불법이민자들이 휴스턴 복구에 나섰다며 불체이민 노동자들이 없다면 휴스턴은 이렇게 빨리 회복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도 알고 있다”
텍사스먼슬리는 불체이민자 추방을 외치는 텍사스 공화당 정치인들, 특히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도 불체이민 노동자들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체이민자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요’를 없애는 것이다. 불체이민자를 고용했을 경우 징역형 등 상당한 벌칙이 가해진다면 국경을 무단으로 넘는 불법이민자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기 마련이다.
텍사스먼슬리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불법이민자 고용을 어렵게 하는 법안이 발의될 때마다 기업들로부터 항의전화가 쇠도 한다는 텍사스주으회 분위기를 전하며, 이 같은 항의 때문에 애벗 주지사도 불체이민자 고용을 제한을 강화하는 대신 국경 장벽을 세우고, 철조망을 설치하고, 버스로 이민자를 뉴욕 등으로 보내는 “허풍”(Bombast)만 떨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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