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사칭 ‘보이스피싱’에 당했다”
“총영사관에서 전화가 왔어. 총영사관으로 상자가 배달돼 왔는데 찾아가라는 거야. 그래서 오늘 총영사관에 왔는데 ‘보이스피싱’이래.”
지난 14일 주휴스턴대한민국총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오피스빌딩 주차장에서 마주친 박모씨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박씨는 지난 11일(금) 총영사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했는데, 걸려온 번호로 전화했더니 수신자로부터 총영사관으로 택배가 배달돼 왔으니 찾아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씨가 보여준 스마트폰에는 발신자가 “Consulte General of Korea”로 찍혀 있었다. 대한민국총영사관은 영어로 “Consulate General of the Republic of Korea”를 사용한다.
박씨가 속아 넘어간 보이스피싱범은 틀린 영어를 사용했다. “영사관”은 영어로 “Consulate”을 사용한다. 보이스피싱범은 “영사관”을 “Consulte”으로 오기했다.
고령의 박씨는 총영사관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몰라 이곳저곳 헤매다 겨우 도착했는데,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에 허탈해 했다.
총영사관은 박씨와 같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총영사관을 찾는 한인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주휴스턴대한민국총영사관에서 사건사고를 담당하고 있는 윤성조 영사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총영사관을 찾는 한인들이 일주일에 1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윤 영사는 “한국 공공기관(대사관, 총영사관, 검찰 등)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이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됐는데, 최근에는 휴스턴 지역에서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미국대사관도 “대사관 또는 영사관 직원을 사칭하여 한국 경찰청 또는 법무부로부터 전화 수신인에게 전달할 사항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보이스피싱이 미국에서도 횡행하고 있다며 “전화 수신인에게 범죄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며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한 후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송금을 유도하는 행위 등 현재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범죄행위가 이루어지고 있고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윤 영사는 총영사관을 방문한 민원인에게 요청한 서류가 준비됐다는 전화를 걸 수는 있지만, 여권이나 공증 등 민원을 위해 총영사관을 방문하지 않았을 경우 전화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영사는 동포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어 지난 2월 동포언론에 “대사관 또는 총영사관 사칭 보이스피싱 안전 공지”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다며 동포들에게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총영사관은 광고에서 보이스피싱범이 “범죄 연루 등을 언급하며 긴장감을 조성하거나, 개인정보 추가수집을 위해 여권 사본 등을 요구하기도 하고, 출처불명의 앱(APP) 설치를 요구해 보이스피싱범들이 조작한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윤 영사는 “정부기관은 범죄관련 정보 통보 시, 대부분 문서 등을 통해 통보하지 유선으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영사는 보이스피싱에 당해 총영사관은 찾는 동포들이 일주일에 10명 이상인데, 실제 더 많은 동포들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다며 피해를 입었다면 거주지 관할 경찰서,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영사는 한국 국적자일 경우 한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해 한국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휴스턴대한민국총영사관(281-785-4231)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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