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전화번호로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왔다.
22일(수) 오전 11시48분경, 스마트폰에 “총영사관-선관위”로 저장돼 있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을 “휴스턴총영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상호 사무관”이라고 소개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보낸 문서가 도착했으니 오늘 수령해 가야한다”고 말했다.
‘총영사관에 김상호라는 이름의 영사가 있었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무관”이라는 직함이 낯설었다. 보통은 ‘아무개 영사’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때문이다.
단번에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다. ‘전화를 끊을까’하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오늘 반드시 와서 문서를 수령해 가야한다는 “김상호 사무관”의 강권에 굳이 ‘내일 가겠다’고 답했다. “김상호 사무관” 오늘 수령해 가지 않으면 문서가 반송된다며, 그러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오늘 와서 문서를 수령해야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늘은 도저히 갈 수 없어 내일 가겠다고 하고 통화를 끝냈다.
잠시 뒤 스마트폰이 울렸다. “Spam Risk”라고 표시된 발신번호는 한국 전화번호로 보이는 “82-2-3480-2272”였다.
보통은 “Spam Risk”로 걸려온 전화는 받지 않고 발신번호를 차단하는데, 보이스피싱 전화일 수도 있겠다 싶어 받았다.
역시 보이스피싱 전화였다.


전화를 받고 통화내용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나(我): 여보세요.보이스피싱(피): 예. XXX 씨 맞으시죠?나: 네. 맞습니다.피: 여기 대한민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인데요.나: 아~네.피: 저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윤지영입니다. 노사 간에 그 내용 전달받기로는 공문을 이걸 확인을 안 하십니다.나: 아까 어디시라고 그러셨죠? 서울지방법원이요?피: 중앙지방 검찰청검찰청입니다. 저는 이 사건 담당검사 윤기영입니다. 대사관을 통해서 본인 확인하시라고 전달을 드렸는데 확인이 안 되시네요. 본인확인이 어려우십니까?나: 본인확인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피: 무슨 말씀이세요? 공문을 왜 확인 안 하시냐고요.나: 아 공문요. 제가 지금 확인하러 갈 시간이 없어서 제가 내일 간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피: 공문이 와서 대사관에서 와서 본인확인을 해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을 텐데나: 네.피: 회피하시는 겁니다.나: 회피하는 게 아니고 제가 오늘 바빠서 내일 간다고 말씀을 드렸거든요.피: 직접 방문이 어려우시면 다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방법을 안내받지 않으셨습니까?나: 제가 방문하지 않고 본인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피: 지금 방문이 어려우시면 온라인으로 확인하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나: 온라인으로요? 어떻게 할까요?피: 지금 인터넷 사용 가능하십니까?나: 네. 가능합니다.피: 인터넷브라우저 실행하시면 바로 안내를 드릴 거니까 사파리나 이런데 들어가셔가지고요. 인터넷 실행할 수 있습니까?나: 어디요? 사파리요?피: 사파리나 구글 그런 거 있잖아요. 구글을 실행하시면 본인확인 방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나: 근데 아까 제가 전화를 받은 곳은 검찰청이 아니고 중앙지법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전화를 거신 분은 검찰청에서 전화를 걸으셨어요?피: 아까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사건담당 검사 윤지영이라고 했잖아요.나: 아까는 사무관님이 전화를 하셨거든요. 검사님이 아니고…피: 무슨 말입니까?나: 아니 아까는 법원에서 공문이 왔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검찰청 검사님이라고 그러시니까 제가 좀 헷갈려 가지고서요.피: 뭐라고 말했는지는 제가 모르겠는데 일단은 확인해야할 여러 장의, 법원에서 낸 서류도 있고 저희 검찰청에서 보낸 서류도 있고 여러 장을 확인하셔야 돼서나: 검사님 이름이 뭐라고 그러셨죠? 검찰청에 제 후배가 있는데 먼저 한번 확인을 해보고 피: 뭐가 있다고요?나: 제 후배가 검사로 있는데 한번 확인을 해보고 제가 따로 한번 연락을 드릴게요.피: 회피하시는 겁니까?나: 회피하는 게 아니라 제가 좀 더피: 다른 검사 얘기가 왜 나옵니까? 지금나: 후배가 검사로 있으니까 한번 확인을 해 보고서.피: 그 검사 이름이 뭡니까?나: 예. XXX입니다.피: XXX?나: 네. XXX 검사피: 어디서 근무합니까?나: 서울중앙지검이요피: 어느 부서에서 근무합니까?나: 형사부에서요피: 지금 이 XXX 검사가 본인의 후배라고… 대한민국 검사를 본인이 후배라고 해서 본인이 개인적으로 본인 관련된 서류를 아랫사람 부르듯이 부르겠다. 뭐 그런 말씀이십니까? 지금나: 아 뭐 제가 그 정도로 친하니까 그렇게 부탁할 수 있어요.피: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지금?나: 네. 뭐 그 정도로 친하니까 그 정도 부탁할 수 있으니까 한번 제가 확인을 해 보고서 뭐 어떤 서류를 보냈으면 제가 그 후배를 통해서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고. 저랑 장난치십니까? 지금나: 장난치는 게 아니고 제가 전화해서 확인을 해 보면 당장 알 수 있으니까.피: 지금 대한민국 검사가 시간이 남아돈다고 생각하십니까?나: 뭐 다른 검사들은 시간이 남아돌지 않겠지만 친한 후배니까 전화해서 물어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피: 지금 이 사건 때문에 전화를 드렸는데 제가 지금 시간이 남아서 돌아서 이러고 있는줄 아십니까?나: 아무튼 전화 주셔서 고마운데. 제가 일단 확인해 볼게요.피: 지금 당장 확인을 해야 되는데 지금 무슨 말씀하십니까?나: 여보세요. 내가 지금 보이스피싱이란 거 다 알고 있어 전화하는 건데. 지금 누구한테 장난 하는 거야 지금 당신 보이스피싱범이라는 거 알고 전화받고 있는데, 지금 이 통화내용 다 녹음되고 있는데.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캄보디아에서 피해자들이….
피: 뚝…..(통화가 끊김)
양동욱 기자
info@kom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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