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관심’ 텍사스 제18선거구
내년 결선투표로 당선자 결정
텍사스 제18선거구에서 실시된 연방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자를 가리지 못했다.
텍사스 제18선거구는 민주당 소속으로 휴스턴시장을 역임한 실베스터 터너 전 연방하원의원의 지역구로, 터너 전 의원이 지난 3월 사망하면서 공석이 됐다.
4일 실시된 보궐선거에 16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어느 후보도 당선에 필요한 50% 이상의 표를 얻지 못했다.
따라서 텍사스 제18선거구는 1위와 2위 후보가 다시 맞붙는 결선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가린다.
텍사스 제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 크리스천 메네피(Christian Menefee) 해리스카운티 변호사가 29%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고, 2위에는 26%의 표를 얻은 아만다 에드워즈(Amanda Edwards) 전 휴스턴시의원이 올랐다.
에드워즈 후보는 2024년 휴스턴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고(故) 쉴라 잭슨 리 의원에게 도전했지만, 패한 바 있는데 이번이 2번째 도전이다.
텍사스 제18선거구는 휴스턴 다운타운 외곽으로 서드워드(Third Ward)와 더하이츠, 그리고 에이커스홈즈(The Heights and Acres Homes) 일부를 포함한 휴스턴의 여러 유서 깊은 지역이 포함돼 있다.

18선거구는 과거 바바라 조던, 쉴라 잭슨 리, 실베스터 터너 의원 등 흑인 정치인들을 배출해 왔다. 그러나 18선거구는 2024년 7월 잭슨 리 의원의 사망 이후 1년 넘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어왔다. 잭슨 리 의원 사망 후 해리스카운티 민주당은 터너 전 휴스턴시장을 후임 의원으로 지명했지만, 터너 의원은 취임 두 달 만에 사망했다.
이번 보궐선거에 젊은 흑인 후보들이 대거 출마했는데, 1위를 한 에드워즈(43세)와 2위에 오른 메네피(37세) 모두 흑인이다.
제18선거구는 텍사스주의회에서 통과된 선거구조정으로 선거구 상당 부분이 해리스카운티 남쪽과 북동쪽 지역으로 이전하게 된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텍사스 제18선거구는 전국적 이슈로 떠올랐다.
제18선거구는 오랫동안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왔고,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1·2위를 차지했다. 18지역구 당선자가 연방하원에 입성하면 가뜩이나 의석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공화당의 고민이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435석의 연방하원은 현재 공화당이 219대 213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애리조나 보궐선거에 민주당 여성 후보가 당선됐지만 아직 취임하지 못한 상태고, 텍사스 제18선거구에서 민주당 의원이 또 입성하면 과반의석에서 겨우 2석 더 많은 공화당은 더 위협받게 된다.
공화당은 연방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훌륭하고 대단한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을 통과시켰지만, 이 법안에 오바마케어 정부보조 연장안에 포함되지 않자 민주당은 연방상원에서 “대단하고 훌륭한 법안” 통과를 거부했다.
“대단하고 훌륭한 법안”이 연방상원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연방정부는 10월1일부터 셧다운이 시작됐고, 셧다운은 역대 최장 기록(35일)을 경신하며 혼란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공화당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과반의석을 겨우 넘긴 공화당은 더욱 코너로 몰리고 있다.
‘엡스타인 파일’은 연방정부 음모론을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지지세력인 마가(MAGA) 진영이 ‘딥스테이트’의 전형이라며 공개를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동 성 착취 혐의로 구치소 수감 중 2019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월가 투자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밝혀줄 단서로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의 추가 의석으로 “대단하고 훌륭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엡스타인 파일’까지 공개되면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크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잃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에서 선거구를 조정해서라도 다섯석 이상의 의석을 민주당으로부터 빼앗아 오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한석, 한석이 중요한 상황이 계속되자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텍사스 제18선거구 보궐선거를 계속 미뤄왔다. 보궐선거일은 주지사가 결정한다.
애벗 주지사는 터너 의원이 3월 사망했지만, 보궐선거일을 공개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 지방선거가 있는 11월4일로 결정했다.
4일 보권선거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한 텍사스 제18선거구는 결선투표를 진행해야 하는데, 결선투표일도 애벗 주지사가 결정한다.
애벗 주지사가 내년 3월3일에 실시되는 각 당 예비경선을 코앞에 두고 결선투표일을 결정하면 민주당은 혼란에 빠진다. 결선투표를 통과한 당선자가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3월 민주당 경선에 또 다시 출마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6년 11월 열리는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는 12월 초까지 후보등록을 마쳐야 하는데, 이는 결선투표보다 훨씬 이전이기 때문에 에드워즈와 메네피는 새로 확정된 선거구 경계에 따라 치러질 내년 3월3일 민주당 경선(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는 선거)에 출마할지 여부까지 결정해야 한다.
텍사스 제18선거구는 알 그린 의원의 출마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휴스턴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알 그린 연방하원의원은 현재 제9선거구를 대표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은 선거구조정을 통해 9지역구를 해체하면서 그린 의원은 당선이 불투명해졌다. 거주지가 18지역구에 있는 그린 의원은 9선거구가 아닌 18지역구에서 출마할 계획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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