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OUT FOR GOOD!”

“ICE OUT FOR GOOD!”
백인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이민단속국(ICE)은 완전히 떠나라’고 백인이 외치기 시작했다.
지난 7일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시민인 백인 여성 르네 니콜 굿(37)이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경 ‘이민단속’을 중단하라는 백인들의 목소리를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ICE OUT FOR GOOD”을 요구하는 백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연방의회에서는 ICE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 ICE 상위 조직인 국토안보부의 수장 크리스티 린 놈(Kristi Lynn Noem) 장관 탄핵안에 50명이 넘는 연방하원의원이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인지, 집을 수리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던 이웃이 ICE에 체포돼 구금됐다는 소식을 들어서든지 체포와 추방, 가족과의 생이별이라는 공포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는 영하의 추운날씨에도 도로에 쏟아져 나와 “ICE OUT FOR GOOD”을 외치는 백인들이 고마울 뿐이다.
휴스턴에서 “ICE OUT FOR GOOD” 집회에 나왔던 진 테너는 휴스턴크로니클에 “굿은 누군가의 아내였고, 굿은 누군가의 엄마였고, 굿은 누군가의 딸이었다. 굿의 불행은 내 딸에게도 일어날 수 있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며 항의집회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백인인 자신도 아들딸도 손자손녀도 굿과 같이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ICE OUT FOR GOOD”을 외치든 백인과 피부색이 다르고 영어가 서툴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든 ICE의 검문검색 대상이 될 수 있거나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합법체류 이민자들에겐 ‘고마운’ 외침일 수밖에 없다.
체포, 구금, 추방이 두려운 이민자들은 아무리 억울해도 백인들과 같이 “ICE OUT FOR GOOD”을 외칠 수 없다. 다만 과거 ‘우리의 인권을 보장해 달라’고 외친 흑인들과 같이 더 많은 백인들이 “ICE OUT FOR GOOD”을 외쳐주길 바랄 뿐이다.
백인에게 버스 좌석 양보를 거부하며 체포된 로자 파크스 사건(1955), 마틴 루터 킹의 운동이 위기에 처했을 때, 훈련된 개와 소방 호스를 동원해 폭력으로 진압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알려진 버밍햄 시위와 학생 운동(1963), 그리고 흑인들의 투표권을 요구하며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54마일을 행진한 셀마-몽고메리 행진(1965) 등 흑인들의 투쟁과 희생으로 인권(Civil Rights Act·1964)과 참정권(Voting Rights Act·1965)을 얻었지만, 백인들의 연대와 지원이 없었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1964년 인권법이 찬성 290, 반대 130으로 통과될 당시 흑인 의원은 4명이 불과했다. 당시 민주당에서도 찬성 152표(61%), 반대 96%(39%)로 갈렸고, 공화당에서는 찬성 138표(80%) 반대 34(20%)로 표가 갈렸지만 백인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될 수 있었다.
인권법이 통과된 이후 1965년 흑인 참정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통과될 때는 흑인 의원이 6명으로 늘었지만 이 법안이 333대85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될 수 있기까지 백인 의원들의 지원이 있어야 했다.
“ICE OUT FOR GOOD”를 외치는 백인들이 목소리가 이민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또 다른 ‘Civil Rights Act’와 ‘Voting Rights Act’로까지 커져갈 수 있을까.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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