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지사 “H-1B 채용 중단하라”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가 주정부 소속 기관들에 H-1B 비자 소지자의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현재 고용하고 있는 H-1B 비자 소지자들에 대한 세부정보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텍사스주정부 소속 기관들에는 텍사스대학·텍사스A&M대학 등 공립대학들과 엠디엔더슨켄서센터 등 병원들도 포함돼 있다.
애벗 주지사가 27일 발표한 공문에 따르면 H-1B 비자로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모든 텍사스정부의 기관들은 H-1B 비자로 고용된 외국인들의 출신 국가, 고용된 직종, 그리고 외국인 고용에 앞서 자격을 갖춘 텍사스 주민들에게 해당 일자리에 지원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을 설명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텍사스노동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H-1B와 관련한 애벗 주지사의 이번 조치는 플로리다가 시행하고 있는 조치와 유사하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지난해 플로리다의 공립대학들에 H-1B 비자 스폰을 2027년까지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애벗 주지사도 텍사스주의회가 개회되는 2027년까지 H-1B 비자 스폰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대학인사관리협회(College and University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Human Resources)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의 대학교수들 가운데 약 40,600명이 H-1B 비자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텍사스는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와 함께 이러한 H-1B 스폰이 가장 많다. 미국정책재단(National Foundation for American Policy)이 정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에 텍사스에서 12,000건 이상의 H-1B 비자가 승인됐다.
대학 관계자들은 H-1B 비자는 STEM 즉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등의 전문분야에서 중요 교육 및 연구기관의 일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의 총장들은 도날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능력주의 수사를 인용하며, 최고의 인재를 채용한다는 것은 때로 H-1B 비자 소지자를 고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미국대학교육협의회(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and Universities) 린 파스케렐라(Lynn Pasquerella) 회장은 “H-1B 스폰을 금지하는 것은 대학의 연구성과를 약화시켜 혁신 속도를 늦추며 텍사스 교육기관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애벗 주지사의 이번 조치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의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했다.
H-1B는 미국의 고용주가 ‘전문직종’의 일자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비자다.
H-1B 소지자는 최초 3년 간 체류가 보장되고 3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H-1B (혹은 H-4) 소지자는 최장 6년간 체류할 수 있다.
H-1B는 신청자들 가운데 무작위로 추첨해 발급해 왔는데, 트럼프 정부는 무작위 추첨제를 폐지하고 직군별로 4단계의 임금 수준을 지정해 단계별로 차등화된 추첨 확률을 부여하기로 했다. 예를들어 임금이 낮은 1단계에 포함되면 일종의 ‘추첨표’ 1장이 부여되고, 4단계 근로자에게는 4장의 추첨표를 제공하는 식이다. 따라서 4단계의 고임금 근로자가 뽑힐 확률이 산술적으로 4배로 늘어난다.
2024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컴퓨터 관련 업종의 경우 1단계 근로자의 연간 급여는 8만9253달러(1억 3021만원), 4단계는 16만3257달러(2억 3894만원)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민국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1단계 근로자가 비자를 받을 확률은 15%인 반면, 4단계 근로자는 61%로 높아졌다.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근로자의 경우 6만5000명을 뽑는 일반 H-1B 비자 추첨 외에 별도 2만명의 추첨에 재응모할 수도 있다.
논란이 됐던 H-1B 수수료 10만달러도 그대로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000달러였던 수수료를 100배 올린 10만달러로 인상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비자 장사’ 논란을 자초했지만, 이민국은 이를 그대로 최종안에 올렸다.
연방법원도 H-1B 수수료를 10만달러로 인상하는 조치에 대해 “대통령의 광범위한 권한에 포함된다”며 재계와 대학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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