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사칭 보이스피싱
“총영사관에 전일선이란 사무관이 있어요?”
지난주 주휴스턴대한민국총영사관(이하 총영사관)에 ‘전일선 사무관’이 있냐고 확인하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직장으로 전화가 걸려왔고, 전화기 발신자에 ‘총영사관’으로 적혀 있어 의아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B씨가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통화 내용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생각하는 신문’ 한미저널에서 휴스턴 동포들이 총영사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즉 전화사기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 A씨는 B씨에게 전화사기 같다고 알리고 기자에게 전화해 “총영사관에 전일선 사무관이 있어요?”라고 물은 것이다.
A씨에게 총영사관에서는 “사무관”이란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리고, 혹시 새로 부임한 “영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총영사관에서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윤성조 영사에게 확인전화를 걸었다.
윤 영사는 ‘당연히’ “전일선 영사는 없다”고 말하고 “‘전일선 사무관’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전화사기”라고 확인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자도 지난해 10월 전화사기범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스마트폰에 “총영사관-선관위”로 저장돼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온 사기범은 자신을 “휴스턴총영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상호 사무관”이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보낸 문서가 도착했으니 오늘 수령해 가야한다”고 말했다. ‘오늘은 바쁘니 내일 찾아 가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더니 바로 한국 전화번호 82-2-3480-2272‘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사기범들은 “문서가 도착했으니 오늘 수령해 가야한다”는 내용의 전화에 수신자가 ‘정말이냐’ ‘무슨 문서냐’ ‘오늘 바쁘다’ 등 응답하면 다시 바로 전화를 걸어와 한국의 법원이나 검찰청을 사칭한다.
기자가 전화사기를 직감하고 녹음한 통화내용에 따르면,
나(我): 여보세요.보이스피싱(피): 예. XXX 씨 맞으시죠?나: 네. 맞습니다.피: 여기 대한민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인데요.나: 아~네.피: 저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윤지영입니다. 총영사관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기로는 공문을 이걸 확인을 안 하십니다.
– 중간 생략 –
나: 지금 보이스피싱이란 거 다 알고 있어. 지금 누구한테 장난 하는 거야…지금 이 통화내용 다 녹음되고 있는데.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캄보디아에서 피해자들이….
피: 뚝…..(통화가 끊김)
윤성조 영사는 총영사관을 사칭하는 전화사기에 당해 총영사관을 찾는 동포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박모씨도 총영사관을 사칭하는 전화사기에 당했다. 박씨는 “총영사관에서 전화가 왔어. 총영사관으로 상자가 배달돼 왔는데 찾아가라는 거야. 그래서 오늘 총영사관에 왔는데 ‘보이스피싱’이래”라며 황당해 했다.
박씨가 보여준 스마트폰에는 발신자가 “Consulte General of Korea”로 찍혀 있었다. 대한민국총영사관은 영어로 “Consulate General of the Republic of Korea”를 사용한다.
박씨가 속아 넘어간 보이스피싱범은 틀린 영어를 사용했다. “영사관”은 영어로 “Consulate”을 사용한다. 보이스피싱범은 “영사관”을 “Consulte”으로 오기했다.
고령의 박씨는 총영사관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몰라 이곳저곳 헤매다 겨우 도착했는데,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에 허탈해 했다.
앞으로 휴스턴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사기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는 23일 “캄보디아에서 스캠(사기), 인질강도 등에 가담한 한국인 범죄 조직원 73명이 23일 전세기를 타고 국내(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도 “구속된 피의자는 캄보디아 콜센터 사무실에서 ‘야누스 헨더슨’ 등 글로벌 금융회사를 사칭해 229명으로부터 194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고 전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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