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총기, 낙태제한, 피임약규제
텍사스 공화당 오른쪽 ‘끝’은 어디?

텍사스 공화당이 면허 없이 총기휴대를 가능케 하면서 논란이 야기된데 이어 낙태제한에 앞장서면서 또 다른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번에는 텍사스 연방법원에서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FDA의 승인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텍사스 공화당이 다시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계속되는 ‘우클릭’에 텍사스 공화당이 가려는 오른쪽 길의 ‘끝’은 어디일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공화당 소속의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가 배심원재판에서 유죄평결이 내려진 살인자를 사면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데 이어, 역시 같은 공화당 소속의 라노카운티(Llano County) 저지가 카운티 도서관에서 철수시켰던 책들을 다시 가져다 놓으라는 연방판사의 판결에 불복해 카운티 도서관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무면허 총기휴대···우발데 총기난사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주의회가 2021년 타일러(Tyler)에 지역구가 있는 공화당 소속의 맷 쉐퍼(Matt Schaefer) 텍사스주하원의원 등이 발의한 무면허총기휴대법안(HB1927)을 통과시키자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텍사스에서는 2021년 9월1일부터 면허 없이도 총기휴대가 가능해졌다.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무면허 총기휴대법안이 텍사스에서 시행되고 1년도 안된 2022년 5월24일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18세의 총격범이 우발데 소재 랍초등학교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해 19명의 초등학생과 2명의 교사가 사망하는 총격난사사건이 발생했다.

낙태금지에 고통 받는 텍사스 가족
텍사스 공화당은 2021년 임신 6주 이상의 태아에 대해서는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낙태를 제한하는 6주는 여성들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기간이라 텍사스의 낙태제한 6주는 사실상 낙태금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BC는 지난 3월20일(월) 낙태를 못해 고통받고 있는 텍사스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4살짜리 딸을 두고 비튼(Seth·Kylie Beaton) 부부는 둘째를 갖기 위해 노력해 오다 드디어 아들을 임신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비튼 부부는 낙태를 제한하는 6주를 훌쩍 넘긴 20주차 정기검진 때 의사로부터 태아에게 희귀질환인 완전전뇌증(holoprosencephaly)이 있다는 진단을 통보받았다.
뇌기형의 일종인 완전전뇌증이 있는 태아는 생후 몇주밖에 생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1년 이상 생존이 어려운데, 사는 동안에도 웃지도 보지도 못할뿐더러 심한발작을 일으키거나 호르몬이상 등으로 계속 고통을 받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산모에게 ‘낙태’를 권한다.
비튼 부부는 의사들로부터 비록 태아에게 문제가 있지만 산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에 텍사스의 낙태금지법에 따라 낙태를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절망했다.

임진중절약 판결에 대선주자들 침묵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매튜 캐스머릭 연방판사가 23년 동안 광범위하게 사용돼 온 경구용 임신중절약에 대한 연방식품의약국(FDA)의 승인 과정에 법적 오류가 발견됐다며 ‘미페프리스톤’의 사용 승인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2000년 FDA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10주 이내의 여성들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임신중절약이다.
23년간 거의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는 임신중절약의 사용 승인을 취소하라는 매튜 캐스머릭 연방판사의 결정이 나온지 몇시간 만에 법무부와 FDA는 항소했지만 향후 전개될 상황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연방대법원까지 갈 경우 보수 성향 대법관이 전체 9명 중 6명으로 절대 우위 구도인 상황에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이자를 비롯해 미국에 있는 유명 제약회사 400여 곳도 이 판결에 항의하는 공개서한을 이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제약회사 중 미페프리스톤 생산업체가 없다는 것에 주목하며 “이번 판결이 낙태권을 넘어 모든 의약품 규제 기반에 대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임명한 캐스머릭 연방판사의 판결에 항의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그동안 임신중절약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공화당 정치인들이 돌연 침묵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제외한 공화당 대선주자들 모두가 캐스머릭 연방판사의 판결에 거리를 둔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애보트 주지사 “살인 아닌 자기방어”
지난 2020년 5월 어스틴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항의집회에서 백인 남성 가렛 포스터(Garrett Foster·28세)가 백인 남성 다니엘 페리(Daniel Perry·35세)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트라비스카운티검찰은 2021년 페리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그동안 40명이 출석해 증언하는 재판이 열렸고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15시간의 격론 끝에 지난 4월7일 페리가 포스터를 살해했다고 평결했다.
페리의 살인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이 유죄평결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는 트위터로 페리는 ‘자기방어’(Stand Your Ground)를 했을 뿐이라며 페리의 사면을 위해 사면위원회를 소집하겠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판사는 재판부가 선고를 내리기도 전에 주지사가 사면을 운운하는 일은 전례 없던 일로 애보트 주지사가 사법체계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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