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화당이 봐도 비리 너무 심각”
텍사스주하원, 팩스턴 검찰총장 ‘탄핵’

캔 팩스턴(Ken Paxton) 텍사스검찰총장이 ‘탄핵’됐다.
텍사스주하원은 지난달 27일(토) 팩스턴 총장을 탄핵하는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결과 찬성 121, 반대 23으로 팩스턴 총장의 탄핵안이 가결됐다.
텍사스주하원은 150명의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공화당 소속의 브라이언 슬래튼(Bryan Slaton·45세) 의원이 인턴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9일 147-0이라는 주의회 표결로 제명되면서 1개 의석이 줄었지만, 공화당은 여전히 과반이 훌쩍 넘기는 85석을 차지하고 있어 64석의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탄핵투표에서 민주당에서는 64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도 80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공화당 소속으로 세번 연속 출마해 당선된 팩스턴 검찰총장이 탄핵됐다.
탄핵투표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열성 지지자인 팩스턴 총장 탄핵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지만 팩스턴 총장은 탄핵을 피하지 못했다.
1876년부터 시작된 텍사스주의회 역사 가운데 팩스턴 총장과 같이 탄핵당한 선출직 공무원은 2명에 불과하다. 1917년 당시 텍사스주지사였던 제임스 퍼거슨(James “Pa” Ferguson)이 공금횡령, 특별자금 횡령 및 전용으로 탄핵됐다. 그리고 1975년에 지방판사 오피 카릴로(O.P. Carrillo)가 공금횡령과 서류위조 등으로 탄핵됐다.
주하원이 탄핵하면 팩스턴 총장은 직무가 정지되고 업무에서도 배제됐지만, ‘절반의 탄핵’에 불과하다. 주상원에서도 탄핵이 가결돼야 비로소 탄핵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주상원은 8월28일 이전까지 팩스턴 총장에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를 진행하기도 했다.
텍사스주상원은 31명의 의원들로 구성돼 있는데, 공화당이 19개 의석을 민주당이 11개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주상원이 팩스턴 총장을 탄핵하려면 31명 의원들 가운데 2/3의 동의가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했을 때 공화당에서 최소 11명이 탄핵에 동의해야 한다.

330만달러 소송 합의금
주하원이 팩스턴 총장을 탄핵한 결정적 이유는 330만달러의 소송 합의금이다.
팩스턴 총장은 텍사스검찰청의 2인자였던 차장 등 6명의 고위 간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차장 검사 등은 ‘내부고발’을 통해 팩스턴 총장이 자신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한 어스틴의 부동산개발업자를 위해 검찰권을 남용했다고 연방수사국(FBI) 등에 신고했다.
이 사실을 안 팩스턴 총장은 내부고발자들을 해고하거나 직무에서 배제했다. 그러자 사직한 일부 검사들이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팩스턴 총장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2년 열린 검찰총장 선거에서 3선 연임을 앞둔 팩스턴 총장은 소송이 진행되면 재판에서 어스틴 부동산개발업자와 관련한 각종 비리가 낱낱이 밝혀져 선거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소송을 제기한 전직 검사들에게 330만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팩스턴 총장은 330만달러의 손해배상 합의금을 자신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텍사스주의회에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다.
텍사스 주민들이 낸 혈세로 팩스턴 총장의 합의금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데이드 펠란(Dade Phelan) 주하원의장은 일반조사위원회(Committee on General Investigating)에 팩스턴 총장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
지난 3월부터 팩스턴 총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위원회는 지난달 24일(수)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팩스턴 총장이 20개에 이르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탄핵안을 발의했다.
이에 펠란 의장은 위원회가 발의한 탄핵안을 상정했고, 27일(토) 투표가 실시됐다.
팩스턴 총장은 탄핵은 불법이라며 이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라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테드 크루즈 텍사스연방상원의원이 팩스턴 총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탄핵됐다.

아내가 주상원의원
팩스턴 총장의 아내인 안젤라 팩스턴(Angela Paxton)이 의원으로 있는 주상원에서 과연 탄핵안이 통과될지에 여부에 대하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주하원이 임명한 12명이 검사의 역할을 맡아 주상원에서 열리는 심리에서 팩스턴 총장의 탄핵을 요구하고, 이에 팩스턴 총장은 방어에 나서는데, 텍사스검찰청 소속 검사들이 대거 유급휴가를 신청하고 ‘보스’ 방어에 나선다.
지난 2018년 팩스턴 총장이 과거 주상원으로 있던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안젤라 팩스턴은 이해충돌로 제척해야 하지만 주상원은 모두 탄핵안에 투표해야 한다는 텍사스주상원 규정에 따라 제척 없이 심리에 참여하고 투표에 참여한다.
2015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어스틴 부동산개발자 뒤를 봐줬다는 비리에 대해 FBI의 수사를 받는 등 그동안 갖가지 비리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팩스턴 총장을 감싸오다 이제야 탄핵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앞으로 주상원에서 진행될 팩스턴 총장에 대한 탄핵재판과 그 결과가 텍사스 공화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텍사스 정계는 물론 전국의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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