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성 수위 등급 매겨라”
텍사스 ‘도서전쟁’ 격화
텍사스에서 ‘도서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텍사스의 보수성향 학부모들은 ‘비판적 인종이론’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책들, 혹은 성소수자를 다룬 책들을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시키는 운동에 나섰다. 텍사스 일부 지역에서는 보수성향 학부모들이 도서선정 등 학교운영에 관여하는 교육청이사회에 출마하는가 하면 보수성향의 기업인들은 이들 학부모들의 당선을 위해 선거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구를 중심을 전개되던 텍사스의 ‘도서전쟁’이 텍사스주의회가 ‘HB 900’을 통과시키고,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도서전쟁’은 텍사스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휴스턴 인근의 케이티교육구(Katy ISD)는 아동용 도서에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인 ‘뉴베리메달’(Newbery Medal)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뉴키드’(New Kid)를 도서관에서 퇴출시켰다.

‘뉴키드’는 유명 만화가이자 동화작가인 제리 크래프트(Jerry Craft)가 저자로 예술학교에 진학해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흑인 중학생 조던이 부모의 반대로 백인이 다수인 명문 사립학교에 진학한 이후 느낀 문화적 충격과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노력을 그린 작품이다.
크래프트가 책에서 ‘비판적 인종이론’을 가르친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비판이 쇄도하자 KISD는 ‘뉴키드’를 교육구 내 모든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했다.
공화당 소속의 맷 크라우스(Matt Krause) 텍사스주하원의원은 인종 및 성과 관련해 학생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850권에 달하는 금지도서 목록을 만들어 텍사스 내 모든 학교 도서관이 해당 서적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크라우스 의원이 정한 금지도서에는 아동·청소년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지만 샌안토니오 지역의 교육구에서는 400여권의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지금까지는 학교 도서관에 비치돼 있던 기존의 책들이 타깃이 됐다면 ‘HB 900’은 앞으로 학교 도서관에 들어 올 신규 서적이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제라드 패터슨(Jared Patterson) 텍사스주하원의원이 발의해 2024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HB 900’은 텍사스 내 학교 도서관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 및 도서유통회사는 책 내용 중 성(性)의 기술정도와 등급을 매기도록 강제하고 있다.
출판업계는 객관적인 기준도 없고, 출판사나 도서유통회사가 임의적으로 도서등급을 매기도록 강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HB 900’의 대상에는 아마존을 비롯해 반스엔노블 등 도서유통회사를 비롯해 팽귄랜덤하우스(Penguin Random House)는 대형 출판사들도 예외 없이 포함됐다.
텍사스의 ‘도서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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