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이 무서운 이유
죽어도 다쳐도 ‘난 몰라’

도주하는 용의자의 차량도 무섭고, 도주차량을 추격하는 경찰차도 무섭다. 도주차량과 충돌해 피해를 입은 운전자 혹은 동승자들은 피해보상을 받기 어렵다. 도주차량을 추적하는 경찰차와 충돌해 반신불수가 되거나 사망했을 때 경찰의 과실을 확신하더라도 책임을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월21일(목) 휴스턴에서 경찰에 쫓기던 도난차량이 다른 2대의 차량과 충돌했는데, 도난차량을 추격하던 경찰차도 3명이 타고 있던 차량과 충돌했다. 휴스턴경찰이 사고현장을 수습하던 중에 이번에 같은 곳에서 해리스카운티셰리프의 추격을 받던 도주차량이 다른 2대의 차량과 충돌한 후 도랑에 처박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8월3일에는 도주차량을 추격하는 휴스턴경찰국 소속 경찰차가 시민의 차량과 출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차와 출동한 후 차 밖으로 튕겨져 나온 여성 중상을 입고 구조헬기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휴스턴크로니클은 8일(월) 지난 2022년 휴스턴경찰의 도주차량 추격전이 2018년보다 47%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한해동안 휴스턴에서 발생한 경찰의 도주차량 추격전은 1,500건 이상 발생했다.
휴스턴크로니클은 1,500건 이상의 추격전 가운데 1/3 이상이 경찰차량과 시민의 차량이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10명이 사망했고, 시민 240여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 추격과정에 피해는 차량충돌에 국한되지 않고 주택 및 차고파손, 정원 훼손 등 재산피해를 불러왔다.
어느 한 주민은 경찰차가 들이받으면서 담장이 무너저 $3,000의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시 변호사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휴스턴크로니클은 지난달 28일 게재한 인터넷기사에서 경찰차와 충돌해 재산상 피해를 입은 시민들 대부분은 시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시민들이 피해를 보상받지 못한 이유로 민사소송으로부터 정부를 보호하려는 법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방 및 지방정부는 무분별한 소송으로 행정이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공무원에게 ‘면책’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차로부터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휴스턴시는 매뉴얼대로 소송 ‘방해’(deter), ‘지연’(delay), 그리고 ‘부인’(deny)이라는 ‘3D’로 대응한다.
텍사스주의 공무원에 대한 공소시효는 6개월이지만, 휴스턴시는 90일로 향후 제기될 소송을 미리 차단하고 있다.
휴스턴크로니클은 지난 10년 동안 경찰차에 다쳐 불구가 되거나 사망한 당사자나 가족에 제기한 60건 이상의 소송을 분석할 결과 휴스턴시는 3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공소시효를 넘겼다는 이유로, 사고는 경찰이 아닌 피해자의 잘못 때문에 발생했다는 이유로, 또는 시 변호사들의 맞고소로, 그리고 계속 지연되는 소송에 쌓이는 병원비와 소송비용까지 감당하지 못하는 피해자들 대부분은 결국 소송을 포기한다.
휴스턴경찰 뿐만 아니라 미국 도시 대부분의 경찰도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다.
명백한 경찰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경찰이 잘못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떤 변호사들은 어떤 피해보상 소송에서도 경찰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명백히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책임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온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사망원인이 경찰의 과실 때문이 아니라 피해자가 오랫동안 앓아 온 지병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경찰이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실수도 발생할 수 있다. 실수나 과실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시민에게 끼친 손해를 배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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