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 영원한 ‘이민자’
텍사스, 미국과 이민전쟁
유럽에서 온 백인 이민자 혹은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이민자는 미국에 도착한 당일 바로 미국인 취급을 받지만, 한국에서 온 이민자는 미국에서 태어난 2대, 3대 한인까지 외국인 취급을 받는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백인을 유럽 이민자, 흑인을 아프리카 이민자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시민으로 영어가 아무리 완벽해도 길거리에서 만나는 한인 등 아시안을 미국인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민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백인도 흑인도 아닌 히스패닉도 마찬가지다.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 거주하는 4,620만명의 이민자들 가운데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470만명이 유럽에서 온 이민자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 10명 1명이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라로 소개했다.

이글패스 쉘비공원
오는 11월5일 실시되는 제4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민자’가 또 다시 보수층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텍사스 주경(州境)에 이민자들이 몰리면서 이민자에 대한 보수층의 공격강도가 더 거세지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이 백인 보수층의 표를 얻기 위해 이민자를 공격하는 발언은 더 많이, 강도는 더 세질 수도 있다.
이민자에 대한 보수층의 대응은 쉘비공원(Shelby Par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쉴비공원의 쉘비는 남북전쟁 당시 남군을 이끌다 북군에 패하자 멕시코로 도주한 요셉 쉘비(Joseph Orville Shelby)의 성(姓)을 따서 붙여졌다.
이민자에 대한 공격빈도 높아지고 강도가 세질수록 쉘비공원은 언론매체에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골프장도 있는 47에이커 규모의 쉘비공원은 이글패스(Eagle Pass)시에 위치해 있다. 인구 29,000명의 소도시 이글패스는 샌안토니오에서 남서쪽으로 약 140마일 떨어져 있는 텍사스 도시로 쉘비공원 옆으로 스페인어로 ‘큰강’을 뜻하는 리오그란데(Rio Grande) 강이 흐르고 있다.
이민자들은 쉘비공원을 지나는 리오그란데를 건너 미국으로 밀입국하고 있다.
쉘비공원 철조망
지난달 미국으로 오기 위해 어린자녀 2명과 리오그란데를 건너던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안보부 소속의 국경순찰대(United States Border Patrol)가 여성의 가족을 발견하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가 쉘비공원에 설치돼 놓은 철조망을 자르려하자 애벗 주지사 명령으로 쉘비공원에 파견돼 있던 텍사스주방위군(Texas Army National Guard)이 이를 저지하면서 여성이 사망했다. 자녀들은 멕시코 국경을 지키던 경찰에 구조했다.
국경수비대가 국경을 무단을 넘어오는 불법이민자를 체포 혹은 구조하기 위해 텍사스주정부가 설치한 철조망을 자르려고 하자 텍사스는 철조망이라는 주정부의 자산을 연방정부가 훼손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은 5대4의 의견으로 이민법 집행은 주정부가 아닌 연방정부의 업무라며 국경수비대가 철조망을 절단하는 것을 허락했다.
연방대법원은 국경수비대가 텍사스가 설치한 철조망을 자를 수 있다고 판결했지만, 텍사스주방위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쉘비공원에 접근여부, 텍사스가 설치한 철조망 제거여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자 애벗 주지사는 주방위군을 강화해 국경수비대의 쉘비공원 접근을 철조망을 추가로 설치하면서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화당 주지사 가세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가 연방정부를 상대를 시작한 ‘맞짱’에 공화당 주지사들이 가세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 25명은 애벗 주지사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일부 주지사들은 쉘비공원을 방문하는가 하면 주방위군을 쉘비공원에 파견하기도 했다.
애벗 주지사는 보수유트뷰에 출연해 이민자들의 불법입국을 막기 위해 주경에 장벽을 세우고, 철조망을 설치하고, 이민자를 버스에 태워 뉴욕과 시카고 등 진보성향 도시로 보내고, 텍사스주의회를 통해 이민자를 무단침입죄로 처벌하는 법안까지 통과시키는 등 이민자 밀입국저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지만, 하나 해보지 않은 것이 있다면 주경을 무단으로 넘는 이민자를 총으로 ‘사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쉘비공원에 플로리다주방위군을 파견한 디 산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침략을 막아라”(Stop The Invasion)이라고 적힌 팻말 앞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쉘비공원에서 벌어지는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대치상황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