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SB4 ‘9시간’ 동안 시행
Posted on by info KAJ
텍사스에서 경찰이 불법이민자를 체포할 수 있는 ‘SB4’(Senate Bill 4)가 19일(화) ‘9시간’ 동안 시행되다가 연방항소법원의 개입으로 ‘SB4’ 시행이 다시 보류됐다.
‘SB4’가 9시간 동안 시행된 이유는 보수성향의 판사들이 다수인 연방대법원이 이날 경찰이 불법체류자라는 의심만으로 이민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오전 텍사스의 ‘SB4’ 시행이 합헌인지 위헌인지 판결을 내리지 않은 채 연방국무부가 제기한 소송 건을 하급심인 연방항소법원으로 내려 보냈다.
텍사스연방항소법원이 17일 오후 ‘SB4’(Senate Bill 4)의 시행을 중지시켰다.
불체자 체포는 이민국 소관
불체이민자 체포는 국토부 소속의 이민단속국(ICE)에게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텍사스주의회는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을 통해 텍사스 주경을 무단으로 넘어오는 것을 ‘침략’(Invade)으로 규정하고 텍사스주경찰에 체포권을 부여하는 법안(SB4)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소속의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가 지난해 12월 ‘SB4’에 서명하면서 ‘SB4’는 올해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연방법무부와 이민단체들은 텍사스의 ‘SB4’는 연방정부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 연방항소법원을 거쳐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다.
연방대법원에서 18일(월) 오후 5시까지 시행 연장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SB4’는 곧바로 시행됐지만, 강경보수성향의 사무엘 알리토 연방대법원 판사가 ‘SB4’ 시행 몇분을 앞두고 시행을 연기하는 판결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다음날 일찍 텍사스의 ‘SB4’를 연방항소법원으로 되돌려 보내면서 ‘SB4’가 9시간 동안 시행됐다.

연방대법원 “애리조나는 위헌”
지난 2012년 애리조나에서 텍사스의 ‘SB4’와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연방대법원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애벗 주지사는 애리조나의 실패를 거울삼아 텍사스의 ‘SB4’는 연방대법원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했다고 공언했다.
11월5일(화) 대선을 앞두고 이민자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보수성향의 판사들이 다수인 연방대법원이 ‘SB4’가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민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방대법원이 텍사스의 ‘SB4’가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하면,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각 주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미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진 것과 같이 앞으로 워싱턴DC를 포함해 51개 주에서 서로 다른 이민법을 제정해 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하면서 미국은 더 극심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내려온 지침 없다”
‘SB4’가 9시간 동안 시행되는 동안 휴스턴경찰국, 해리스카운티셰리프국, 포트밴드카운티셰리프국 등 휴스턴 지역 경찰은 “‘SB4’와 관련해 내려온 지침이 없다”며 ‘SB4’를 집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휴스턴경찰국은 주법이 개정되고 지침이 내려오면 먼저 이 사실을 주민들에 알린 후 개정된 법을 집행해 왔다며, ‘SB4’와 관련해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집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카운티셰리프국도 명확한 지침을 받지 못했다며, 해리스카운티는 국경과 멀리 떨어져 있어 ‘SB4’ 집행은 주요 업무가 아니라며 셰리프국은 최우선 업무는 이민법 집행이 아닌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트밴드카운티셰리프국도 이민자가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지 불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민자를 체포하는 것은 주요 업무가 아니라며 주요 용의자를 신원을 확인하거나 이송하는 등 이민단속국과 업무협조는 계속되겠지만, 체포는 기본업무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히달고 저지 “나도 체포될 수도”
휴스턴이 속해 있는 해리스카운티의 최고 행정수반인 리나 히달고 저지는 ‘SB4’가 시행되면 자신도 체포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히달고 저지는 자신은 히스패닉이고 누가 봐도 히스패닉이라며 혹시 어느 날 밖에 조깅을 나갔다가 경찰이 자신을 불러 세우고는 ‘너 불체이민자처럼 보여. 그냥 추방시켜 버리겠다’는 경찰을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텍사스의 이민자는 17% 이지만, 해리스카운티 주민의 25% 이상이 이민자들이다. SB4가 시행되면 해리스카운티의 많은 이민자들이 ‘공포’에 떨 것이고, 히달고 저지와 같이 백인·흑인이 아닌 히스패닉·아시안 등 타인종들은 하루하루 불안에 떨면서 살아가야 할 수 있다.

감옥, 이민자로 넘쳐날 것
멕시코 정부는 텍사스가 멕시코 국민을 체포해 추방하면 자국민을 수용하겠지만, 다른 국가 국민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텍사스에서 ‘SB4’가 시행돼 불체이민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하면 텍사스 구치소와 감옥은 이민자들로 넘쳐나 살인 등 중죄를 범한 죄수들을 수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해리스카운티는 감옥이 부족해 타주 감옥에 죄수를 의탁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방국토부는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멕시코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미국에 온 이민자가 250,000명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는 숫자가 감소해 124,220명으로 떨어졌지만, 이들 이민자들을 모두 체포해 구치소에 혹은 교도소에 수감한다면, 텍사스는 계속해서 교도소를 지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텍사스 공화당이 ‘SB4’ 시행을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히달고 저지는 정치적 이유라고 진단했다. 히달고 저지는 아이오와는 국경과 멀리 떨어져도 한참 떨어져 있어 불법이민자가 주경을 넘을 일도 없는데, 주의회가 SB4와 비슷한 법을 통과시켰다고 아이오와를 예로 들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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