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베럴’에 휴스턴 초토화
2024년 1호 허리케인 ‘베럴’(Hurricane Beryl)이 휴스턴을 강타했다.
대서양 허리케인시즌은 6월1일부터 시작된다.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5등급은 보통 9월에 많이 발생한다. 6월에 5등급 허리케인이 발생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례 없던 6월에 발행한 5등급 허리케인 베럴이 8일(월) 새벽 4시경 휴스턴을 강타했다. 베럴이 휴스턴에 강풍과 폭우를 쏟아 부으면서 최소 8명이 사망했다. 휴스턴 역사상 가장 많은 정전이 발생했다.
베럴이 휴스턴을 강타하면서 항공기는 이륙하지 못했고, 시영버스 메트로가 운행을 중단했다. 관공서와 기업들도 강제 휴무에 돌입하면서 휴스턴이 멈춰 섰다.
2등급으로 텍사스 상륙
허리케인 베럴은 8일(월) 새벽 4시경 휴스턴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마일 거리의 마타고다(Matagorda)에 상륙했다.
5등급으로 세력을 확장했던 베럴은 마타고다 상륙 직전 열대폭풍으로 약해졌다. 하지만 마타고다에 상륙해서는 풍속이 시속 100마일에 이르는 2등급으로 다시 세력을 확대했다.
휴스턴을 비껴갈 것으로 예상됐던 베럴이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오전 7시에는 75마일의 풍속으로 휴스턴에서 40마일 떨어진 남서쪽으로 접근해 온 후 시속 12마일의 속도로 북서쪽 방향으로 이동했다.

휴스턴에 올 땐 1등급
허리케인 베럴 핵이 휴스턴의 정중앙을 강타하진 않았지만, 휴스턴은 베럴의 강풍과 폭우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타고다에서 최고 풍속 시속 86마일을 기록했던 베럴은 휴스턴 쪽으로 이동하면서 휴스턴에서 남쪽으로 60마일 거리의 프리포트(Freeport)에서는 94마일까지 풍속이 강해졌다.
갈베스턴에서는 84마일을 기록했던 베럴 풍속은 갈베스턴에서는 70마일 이상의 풍속으로 약 3시간을 머물렀다.
휴스턴에 도착할 때도 풍속이 80마일로 줄지 않았는데, 부시공항에서는 82마일의 풍속이 관측됐고, 하비공항에서는 84마일의 풍속을 기록했다.
기상전문가들은 허리케인 베럴이 휴스턴에 도착했을 때는 1등급으로 세력이 줄었지만, 사실상 허리케인은 등급과 상관없이 많은 피해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코리아타운에 폭우
허리케인 베럴은 폭우도 쏟아냈다. 가장 많이 비가 쏟아졌던 지역은 휴스턴 코리아타운에서 동쪽으로 약 2마일 거리에 있는 힐셔빌리지(Hilshire Village)로, 이곳에는 14.88인치의 폭우가 쏟아졌다.
오전 10시경 H마트가 있는 블레이락과 웨스트뷰 도로는 한강으로 변했고, 도로에 물이 가득 찼다는 사실을 몰랐던 운전자들이 더 이상의 주행을 포기하고 떠난 자동차들이 도로 곳곳에서 발견됐다.
제이디토잉(JD Towing)도 이날 오전 11시경 H마트 앞 도로에 방치돼 있던 승용차를 강풍과 빗속에서 견인해 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최소 8명 사망
풍속 시속 80마일의 강풍과 15인치에 이르는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베럴이 휴스턴 지역을 강타하면서 최소 8명이 사망했다고 KPRC-TV가 10일(수) 전했다.
첫번째 희생자는 휴스턴에서 북동쪽으로 25마일 가량 떨어진 아타스코시다(Atascocita)에서 나왔다.
8일(월) 새벽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거목이 집을 덮치면서 집안에서 있던 53세 남성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붕으로 쓰러진 거목이 서까래를 치면서 지붕이 무너졌다. 당시 집안에는 식구들이 있었는데 아내와 아이들은 무사했다.
오전 9시경에는 휴스턴에서 북쪽으로 25마일 거리의 스프링에서 거목이 쓰러지면서 침실을 덮치면서 방안에서 있던 73세 여성이 사망했다.
몽고메리카운티에서는 트렉터를 몰던 40대 남성이 쓰러진 거목에 깔려 사망했다.
휴스턴경찰국(HPD)에 근무하는 직원이 출근하려다 도로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차가 빠지면서 경찰에 긴급구조 요청을 했지만 사망했다.
또 다른 77세 남성 운전자도 도로에 불어난 물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희생됐다.
휴스턴 하비공항 근처에서는 허리케인 베럴로 인한 화재로 1명이 사망했다.
또 다른 희생자 2명은 휴스턴에서 북서쪽으로 약 40마일 떨어진 메그놀리아(Magnolia) 숲속에 있던 텐트에서 발견됐다.
역대 최대 규모 정전
허리케인 베럴로 휴스턴 역대 최대 규모의 정전이 발생했다.
휴스턴크로니클은 8일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베럴로 인한 정전은 센터포인트 역사상 가장 많은 정전이라고 밝혔다. 허리케인 베럴 전까지 휴스턴 지역에서 정전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때는 2008년 허리케인 아이크 당시로, 이때 휴스턴 지역 210만 가구와 비즈니스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6개 대형 허리케인”
허리케인 베럴은 6월28일(금) 휴스턴에서 약 3,000마일 떨어진 대서양에서 열대성저기압으로 시작했다. 열대성폭풍으로 발전해 ‘베럴’(Beryl)이란 이름을 부여받은 후 급속히 세력히 커지더니 24시간 만에 허리케인으로 발전했다. 7월1일 카리아쿠섬을 덮쳤을 때는 4등급 허리케인으로 커졌다.
7월2일 5등급으로 커진 베럴은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중에 가장 빠른 허리케인이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유카탄반도를 거쳐 7월5일(금) 멕시코에 상륙했을 때는 열대폭풍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텍사스까지 오는 동안 최소 1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콜로라도주립대학의 허리케인센터는 ‘베럴’과 같이 이름이 붙여질 정도의 열대폭풍 혹은 허리케인이 23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베럴이 휴스턴을 강타한 다음날인 9일(화) 기존의 발표를 수정해 2개 더 많은 25개가 발생할 것이라며, 25개 중 12개는 베럴과 같은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센터는 12개 중 6개는 대형 허리케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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