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달러 복구비용 청구 않겠다”
센터포인트, 복구비용 전가 철회

“18억달러 청구하지 않겠다.”
센터포인트에너지가 허리케인 베럴 정전복구 비용을 사용자에게 청구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는 한편, 전력망 강화계획도 발표했다.
지난달 8일(월) 1등급 허리케인 베럴이 휴스턴을 강타하면서 전력회사 센터포인트가 전력을 공급하는 270만 가구와 비즈니스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휴스턴 최고 기온이 100도 가까이 오르면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전이 발생한 절반 가까운 사용자들은 일주일 가까이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살인적인 무더위에도 냉장장치를 가동할 수 없었다. .
센터포인트는 타도시와 타주에서 인력을 불러와 쓰러진 전봇대를 세우고 끊어진 전선을 잇는 등 정전을 복구하는데 18억달러가 들었다며, 정전복구 비용을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법으로 사용자에게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텍사스주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불려나온 웰스 센터포인트 회장은 거듭해서 18억달러에 이르는 정전복구비용을 전력 사용자들에게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전까지도 복구비용 전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웰스 회장은 지난 1일 정전복구 비용을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센터포인트의 정전 복구비용을 텍사스유틸리티위원회(PUC)가 승인했을 경우 휴스턴 지역 가구와 비즈니스에서는 수년에 걸쳐 매달 1.25달러를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
휴스턴크로니클은 PUC 위원장을 인용해 지난 30여년 동안 센터포인트와 같은 전력회사가 정전 복구에 투입된 비용을 환수하기 전기요금을 인상해 달라는 요청을 단 한차례만 거부했다고 밝혔다.

정전예방 돈 안 돼서?
18억달러의 정전 복구비용 전가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센터포인트가 계획을 철회한데는 정치권과 여론의 압력이 있었다.
센터포인트는 6월30일 발표한 2분기 결산보고서에서 2억2800만달러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1억1800만달러보다 늘어난 수치다.
막대한 수익이 발생했음에도 나무를 자르고 가지를 치는 등 정전예방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2022년 센터포인트가 임대한 발전기도 논란이 됐다.
댄 패트릭 텍사스부주지사는 전력 사용자의 돈 8억달러를 낭비했다며 PUC에 이 비용을 환수하라고 촉구했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또 센터포인트가 그동안 사용자에게 전가해 온 비용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라고 PUC에 요구하기도 했다.
2021년 겨울폭풍 우리(Uri)로 텍사스의 약 90% 가까이에서 정전이 발생하자 센터포인트는 정전에 대비해 발전기가 필요하다며 PUC에 8억달러에 발전기를 임대하되 비용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과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PUC는 센터포인트의 요청을 승인했다.
7월8일 휴스턴에서 센터포인트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정전이 발생했지만, 센터포인트는 8억달러를 주고 임대한 발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발전기가 너무 커 이동하는 데만도 며칠이 걸리기 때문이다.
온커(Oncor) 등 다른 지역의 전력회사들은 센터포인트와 달리 이동이 용이한 소형 발전기를 임대해 이번 정전사태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센터포인트가 규정을 어기고 전력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시키고 있다며 특히 정전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휴스턴 지역 언론들은 센터포인트가 정전예방을 위해 전선 주변의 나무를 베어내거나 나뭇가지를 제거하는데 투자하는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투자대비 이익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돈을 들여 나무를 베어낸들 비용만 발생할 뿐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리케인 베럴과 같이 피해가 발생하면 전봇대 및 전선 구입비용, 용역인건비 등을 PUC에 청구해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허리케인이 센터포인트 돈벌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이 여론이 악화되자 센터포인트는 18억달러 정전 복구비용 청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센터포인트 정전예방계획 발표
정전복구가 늦어진데 대해 2주전 전력소비자들에게 사과했던 제이슨 웰스 센터포인트 회장은 5일 3단계 전력망 강화계획을 발표했다.
웰스 회장은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의 휴스턴 지역 전력망강화 방안마련 요구를 수용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전력망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센터포인트는 그 일환으로 2,500명의 현장직원 및 하청업체 지원인력을 파견해 8월31일까지 1,000개에 달하는 나무 전봇대를 풍속 시속 132마일에도 견딜 수 있는 철제 전봇대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7월8일 대정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나무 베기와 나뭇가지 정전에 투입되는 인력을 두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센터포인트는 또 300개의 자동화 장치도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장치는 정전이 발생했을 경우 자동으로 전력을 복구시켜주는 장치로 알려졌다.

정치인들 말 믿을 수 있나
1등급 허리케인 베럴이 휴스턴을 강타했던 7월8일(월) 센터포인트가 전력을 공급하는 270만 가구와 비즈니스에서 정전이 발생하자 텍사스주지사와 PUC, 그리고 휴스턴시장은 ‘센터포인트’에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그랙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허리케인이 텍사스에 상륙한다는 소식에도 일정대로 아시아순방을 마치겠다며, 역대 다른 주지사들과는 달리 일정을 취소하고 텍사스로 달려오지 않았다. 아시아 순방을 모두 마치고 돌아온 애벗 주지사는 센터포인트가 정전 예방조치와 정전복구, 그리고 소통에 문제가 있다며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센터포인트 감독기관인 PUC도 센터포인트가 정전 예방을 어떤 조처를 취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잔 위트마이어 휴스턴시장도 센터포인트에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센터포인트에 책임을 묻겠다는 애벗 주지사와 PUC 그리고 시장의 말은 100도 가까운 무더위에 에어컨 없이 일주일 이상 보낸 시민들이 분노를 잠재울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PUC 브렛 펄먼(Brett Perlan)은 휴스턴크로니클에 기고한 칼럼에서 “2021년 겨울폭풍 우리(Uri) 때도 정치인들의 대응은 책임전가였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2024년 휴스턴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2008년 허리케인 아이크가 휴스턴을 강타했을 때도 PUC는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정전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요란을 떨었지만 그때 나온 대책이 강풍에 쓰러진 나무와 나뭇가지가 문제라는 진단을 내놓았지만, 이번 허리케인 베럴 때 같은 일이 반복됐다. 센터포인트는 허리케인 베럴 정전의 80%는 나무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고 분노가 누그러지면 정치인들은 또 다시 선거자금을 제공한 센터포인트와 유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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