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현지사면’ 시행 제동
이민국 “서류는 계속접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하려던 이민정책 ‘현지사면’(parole in place)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현지사면’은 미국시민권자와 결혼한 불법체류 이민자들에게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한편, 향후 영주권과 시민권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이민정책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이민국은 19일(월)부터 ‘현지사면’ 신청서를 접수했다.
‘현지사면’이 시행되자마자 캔 팩스턴 텍사스법무부장관 등 공화당 소속의 16개 주(州) 법무부장관들은 23일(금) 텍사스 연방법원에 ‘현지사면’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팩스턴 텍사스법무장관은 ‘현지사면’은 연방의회를 의결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체류 이민자들이 미국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민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소송을 제기한 공화당 소속 법무장관들은 ‘현지사면’이 불법이민을 조장한다며, ‘현지사면’이 시행되면 텍사스 등 여러 주(州)들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에 시행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팩스턴 텍사스법무부장관은 현지사면이 “헌법을 위반할 뿐만아니라 텍사스는 물론 미국까지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이민정책으로, ‘불법이민’이라는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정부의 ‘현지사면’ 이민정책은 국경을 무단으로 넘는 ‘이민자’들 문제가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뜨거운 감자가 돼가고 있다. 공화당은 ‘현지사면’은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불체 이민자들 사면하려는 정책으로 불법이민을 조장하는 정책이라며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19일부터 580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현지사면’ 신청서를 접수했던 이민국은 신청자들에게 서류가 접수됐다는 확인서를 발송해 왔다.
이민국은 공화당 소속의 16명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연방법원이 받아들이자 심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민국은 가처분신청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신청서는 접수하고 있다.
‘현지사면’ 신청서를 접수한 이민자들이나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이민자들은 향후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오는 11월5일(화) 실시되는 대선 결과에 따라 ‘현지사면’이 계속될 수도 있고 전면 폐지될지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파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현지사면’이 계속 시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현시사면’은 폐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첫날부터 바로 불법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현지사면’ 신청서를 접수한 이민자들 중에는 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자신들의 신분이 노출돼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민자들도 있다.
‘현지사면’은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했다가 불체자로 전락한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무단으로 국경을 넘는 등 어떤 서류도 없이 미국에 들어와 체류하고 있는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사면’을 신청하지 않고도 시민권자와 결혼한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할 방법은 있다. 거주국으로 되돌아가 거주국 대사관에 서류를 접수하고 비자는 받는 등 합법적인 절차를 밟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대사관이 비자발급을 거부하면 미국의 가족과 생이별을 할 수도 있다. 거부당하지 않더라도 미국 입국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시민권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거주국으로 되돌아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재입국하는 길을 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민국은 약 500,000명이 ‘현지사면’ 신청자격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이민자들의 자녀 약 50,000명도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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