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한달 200건 발탈하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으로 ‘귀화시민권’(Naturalized Citizenship)을 박탈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즈(NYT)는 17일(수) 이민국(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USCIS)과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DOJ)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귀화시민권’ 박탈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민국이 각 USCIS 지부에 하달한 문서를 입수했는데, 이 문서에서 이민국은 “한달 100-200건”으로 할당량까지 정해 놓고 ‘귀화시민권’ 박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법원에 귀화시민권 박탈을 요구한 건수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120건이 조금 넘는데, 1년 평균 15건에 불과했다.
“한달 100-200건” 귀화시민권 박탈이 현실화 되면 시민권을 잃는 이민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는 이민단속을 대대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는데, 불법체류 이민자 체포로 시작된 이민단속이 유학생 등 합법 체류자 추방으로 이어지더니 영주권자까지 체포하고 추방하고 있다. 이제는 귀화시민권에까지 이민단속을 확대하며 이민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이민단속국에 “하루 3,000명”이라는 불체이민자 체포 할당량을 부과하면서 사업장에서 건축현장에서 길거리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민자 체포가 이뤄지는 것처럼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귀화시민권이 무차별적으로 박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민국은 허위서류나 조작으로 시민권을 신청한 이민자들을 가려낼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서류상의 사소한 실수를 빌미로 시민권이 박탈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귀화시민권자는 약 2,600만명이다. 지난 2024년 한해동안 귀화시민권을 받은 이민자는 800,000명이 넘는다.
이민국이 각 지부에 내려 보낸 공문에는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2026년 회계연도에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할 업무지침을 하달했는데, “직원에게 피드백 기회를 제공할 것” 및 “고위험 사례 관리강화”와 같은 지침과 함께 “귀화시민권 박탈 추진”이라는 지침이 나열돼 있다.
“한달 100-200건 박탈 불가능”
한달에 100건에서 200건의 귀화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민국이 귀화시민권을 박탈하기 위해서는 법무부를 통해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해 한다.
이민국이 시민권신청서류에서 하자를 발견했다고 해서 바로 귀화시민권을 박탈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정부는 4년 동안 100건 이상의 귀화시민권 박탈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조 바이든 정부는 4년 동안 24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이민국은 신분증도, 비자도 없이 입국해 타인의 신분을 도용해 시민권을 취득한 인도출신 이민자를 적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이런 경우도 이민국이 자의적으로 시민권을 박탈할 수 없고 법무부가 소송을 통해 승소해야 비로소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다.
이로 인해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귀화시민권이 박탈된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부는 올해도 13건의 귀화시민 박탈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중 8건을 승소했다.
법무부는 민사소송 또는 형사소송을 통해 귀화시민권을 박탈하는데, 민사소송의 경우, 연방검사는 이민자가 불법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했거나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숨겼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연방대법원도 2017년 정부가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신청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 거짓말이 시민권 신청 자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까지 입증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여론도 귀화시민권 박탈에 우호적이 않다. 데이터포프로그래스(Data for Progress)가 7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70%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귀화시민권 박탈권리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공화당 유권자 50%도 귀화시민권 박탈에 반대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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