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 입대하면 불체 부모 영주권 취득”

이민자단속이 강화되면서 군(軍) 자원입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12일 전했다,
NYT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군에 입대할 경우 불법체류자인 부모나 배우자에게 합법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추방유예’(Parole in Place·PIP) 제도에 대한 활용이 크게 늘면서 군에 자원입대하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모병관으로 오레건방위군(Oregon National Guard)에 근무하고 있는 로사 코르테즈 중사(Sgt. First Class Rosa Cortez)의 사례를 통해 PIP 제도를 자세히 소개했다.
코르테즈 중사의 모친은 7살이던 1976년 가족과 함께 멕시코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미국에 들어온 불법체류 이민자였다. 코르테즈 중사의 외가(外家)는 체리, 사과, 배, 자두, 양파 농장을 전전하며 텐트에 기거하다 운이 좋으면 오두막에서 살기도 했다. 그러다 코르테즈가 태어났고, 농장에서 제공하는 집단숙소에 정착했지만, 코르테즈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은 동네주민끼리의 싸움, 이런저런 범죄, 그리고 마약이었다.
고등학교 10학년 때 우연히 참석했던 방위군 훈련병 수료식에서 군인에 대해 호감을 가졌던 코르테즈는 고교졸업과 동시에 오레건방위군에 자원해 입대했다. 19년 동안 방위군에 복무하면서 3자녀를 얻은 코르테즈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시민권자들에게 PIP를 적극 권장하고 군 입대를 돕고 있다.
키 4피트 8피의 단신인 린지 바스케즈(Lindsey Vazquez·20세)는 체중미달로 입대가 어려웠지만 코르테즈 중사의 도움으로 5파운드를 늘린 뒤 입대할 수 있었다.
30년전 10대 때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왔던 바스케즈 부모는 딸의 입대 덕분에 주민등록번호와 노동허가를 얻었고 영주권까지 얻어 마침내 어릴 때 헤어졌던 멕시코에 살고 있는 87세의 노모와 형제자매를 만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자신을 찾아 온 후안(23세)의 입대를 도왔다. 옷은 엉망이었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으며 귀에는 골도 귀걸이가 걸려있던 후안은 가게를 찾던 손님들이 이민단속국(ICE)에 끌려가는 것을 본 후 홀로 어렵게 가게를 꾸려가는 불체자 어머니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코르테즈가 SNS에 올린 영상을 봤다.
몇차례 상담을 진행했지만, 멀리 떨어져 살던 여자 친구가 자신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고, 군대가 얼마나 ‘빡센’ 곳인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후안은 코르테즈가 엄마를 상담하고 자신에게 보내준 각종 군대 영상을 보면서 입대를 결심했다.
PIP의 시작은 2007년 5월이다. 이라크에 파병됐던 알렉스 히메네즈(Sgt. Alex R. Jimenez·25세) 하사가 분대원들과 바그다드 남부지역을 정찰하던 중 매복해 있던 이라크 반란군에 생포됐다.
수천명의 미군이 동원돼 실종된 히메네즈 하사의 소재를 파악하는 동안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불체자 신분이었던 히메네즈의 부인은 이민당국에 의해 추방됐다.
히메네즈의 사연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공분이 일었고 조지 부시 행정부의 국토부장관이었던 마이클 처토프는 “미군과 그 가족들이 치른 희생은 최고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게 됐고,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본국에 두고 온 불체자 신분의 부모나 아내가 추방당할 걱정없이 전투에 임할 수 있도록 PIP가 시행됐다.
입대는 했지만 중도에 탈락하거나 불명예제대 했을 때는 PIP 혜택이 박탈된다.
2023년 11,500명의 미군 가족이 PIP를 통해 불체자에서 합법체류자로 신분이 바뀌었고, PIP 신청자는 전년에 비해 35% 증가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로 이민자 체포와 추방에 나서면서 PIP를 통해 군에 입대하는 시민권자들이 늘고 있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ocm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Share this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