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 1위 산유국인데 개스값 왜 오르나

주유소 개스값이 연일 오르고 있다. AAA에 따르면 11일(수) 휴스턴 지역의 평균 개스값(레귤러)은 갤런당 $3.095이다. $2.717이었던 일주일전보다 38센트가 올랐고, $2.442이었던 한달전과 비교했을 땐 무려 65센트가 올랐다.
주유소 개스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한 이유는 ‘이란전쟁’ 때문이다.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이란을 공습하면서 시작된 ‘이란전쟁’ 이후 주유소 개스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은 세계 1위 산유국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콘텐츠 웹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Investopedia)는 지난 1월6일 기사에서 2023년 기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2,200만 배럴로, 세계 원유 생산량의 22%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로 1,113만 배럴이다.
주유소 개스값이 오르는 이유는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때문이다. 원유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이란전쟁으로 공급이 줄자 주유소 개스값이 오르는 것이다.
세계 1위 산유국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면 휴스턴의 주유소 개스값이 오르지 않을 것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특히 텍사스는 미국에서 원유 생산량이 가장 많은 주(州)이기도 하다.
미국이 원유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도 주유소 개스값은 내리지 않는다. 이유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주유소에 공급되는 원유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밀도가 낮고 유황 함유량이 적은 경질원유(Light Sweet Crude)다. 텍사스에서 생산되는 원유도 셰일오일이라고 불리는 경질원유다. 저밀도·저유황의 경질원유는 정제가 쉽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든다. 문제는 미국에 경질원유를 정제할 정유공장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정유공장이 가장 많은 주는 텍사스다, 미국에서 정유공장이 가장 많은 도시는 휴스턴이다. 텍사스에서 가장 많은 석유가 생산되고 휴스턴에 가장 많은 정유공장이 있지만, 휴스턴 주유소 개스값이 연일 오르는 이유는 이들 정유공장은 고밀도, 고유황 중질원유(Heavy Sour Crude)만 정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은 경질원유를 해외로 수출하고, 반대로 주유소 등 공급되는 중질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휴스턴 정유공장들은 해외에서 수입한 중질원유를 정제해 주유소에 공급한다.
미국은 캐나다로부터 중질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미국에서 소비되는 중질원유의 62%~68%를 캐나다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캐나다로부터 중질원유 수입을 늘려도 휴스턴 주유소 개스값은 내리지 않는다. 휴스턴의 개스값은 세계 유가시장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세계 유가시장에 공급되는 원유가 줄면 유가가 오르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 이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공급되는 원유는 세계 유가시장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공급이 20% 감소하면서 원유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AAA에 따르면 휴스턴 주유소의 개스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때는 2022년 6월11일로, 이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때로 당시 휴스턴 주유소의 개스값은 갤런당 $4.682를 기록했다.
러시아 침공 때와는 달리 이란전쟁으로 개스값이 폭등하지 않은 이유는 예측 가능성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전쟁은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가 없지만, 이란전쟁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희망’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하면 이란전쟁이 끝나고 유가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전쟁이 “거의 다 끝났다”고 했다가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란전쟁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이 극과 극을 오가는 널뛰기가 계속되면서 주유소 개스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란전쟁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이 계속되는 한 주유소 개스값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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