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이 폭등하면 ‘물가’도 폭등

디젤(경유) 가격이 5달러를 넘어서면서 물가폭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갤런당 $3.095까지 오른 주유소 개스(무연 휘발유)는 주유비 지출에 국한되는 측면이 있지만,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디젤(Diesel)의 가격 인상은 식품을 비롯한 매장 진열대에 놓이는 거의 모든 상품의 가격을 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형 트럭을 운전하지 않는 운전자들은 주유소에서 차에 개스를 넣을 때 디젤 가격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디젤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디젤 가격인상분은 트럭을 운전하지 않는 사람들도 같이 부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디젤 가격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이해하게 된다.
AAA에 따르면, 17일(화) 기준 디젤 평균 가격은 갤런당 5.04달러로, 이란전쟁 발발 이전보다 1.39달러 상승했다.
디젤 가격이 갤런당 5달러 선을 넘어섰던 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 12월이었다.
이란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으면 디젤 가격은 계속 5달러대를 유지할 수도 있다. 디젤 가격 상승은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고 배송비가 오르면서 가계 살림은 더욱 팍팍해진다.
경제학자들은 디젤 가격의 급등은 향후 몇달간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측정되는 연간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의 2.4% 상승했는데, 향후 몇달내에 최고 4.4%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디젤 가격 급등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운송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디젤 가격이 급등하자 대형 운송회사들은 유류할증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트럭 운송회사인 UPS는 이미 주간 유류 할증료를 인상했고, 또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운송료를 인상하고 있는 것은 비단 트럭회사들뿐만이 아니다. 디젤과 유사한 연료를 사용하는 컨테이너 선사들과 여타 화물 운송 업체들 또한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오든 지방에서 오든 모든 상품은 트럭을 통해 이동하는데 트럭을 움직이는 연료는 디젤이다.
디젤은 또 농업에 있어 핵심적인 연료다. 특히 지금은 봄 파종기를 바로 앞두고 있어 디젤 가격 급등은 식품값 급등을 예고하고 있다. .
농부들은 트랙터와 콤바인을 가동하고, 작물 재배에 필요한 비료를 운송하며, 수확물을 시장으로 출하하는 데 있어 디젤에 의존하고 있다. 옥수수, 밀, 대두 등 농산물 가격 또한 이미 상승하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그 상승 폭은 연료 가격의 오름세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버지니아의 한 농부는 트랙터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는 데 디젤 100갤런이 필요한데, 현재 디젤 가격이라면 500달러 넘게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이란전쟁 전보다 200달러가 넘는 것으로 100갤런을 넣어도 오래 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란전쟁으로 식품가격 폭등이 예상되는 또 다른 이유는 치솟는 연료비 외에도, 비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비료 원자재의 약 3분의 1, 특히 요소, 황, 암모니아 공급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세계 시장으로 운송되는데, 이란전쟁으로 이 길목이 막혀 공급이 중단됐다.
디젤 가격은 이란전쟁 이전부터 올랐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디젤을 정제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친환경적으로 바뀌자 중국, 인도, 그리고 유럽으로부터의 디젤 수요 증가해 왔다.
미국에서는 지난 겨울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주거용 난방 연료로 널리 사용되는 디젤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양동욱 기자
info@koam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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